"미군 추방하라!" "점령군 우상 철거!" 등의 글귀 적힌 현수막 설치
동상 좌측 다리에 방화...범행 후 경찰에 '자수'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4년에도 좌파단체들 동상 철거 주장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지르는 좌파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제공]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지르는 좌파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제공]

반미(反美) 좌파단체 회원들이 27일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인천 중구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의 화재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2∼3시께 이른바 '평화협정운동본부'라는 반미 성향 단체 회원 2명이 인천 자유공원 안에 있는 4m 높이의 맥아더 장군 동상에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가 "미군 추방하라!", "세계비핵화!", "점령군 우상 철거!"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설치하고 불을 질렀다.

이 방화로 3m가량 높이의 동상 왼쪽 다리 부분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렸다.

범인들은 6.25 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에 맞춰 '점령군 맥아더를 심판한다'며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맥아더 동상에 불을 지른 뒤 서울로 이동해 오전 11시부터 광화문 KT 빌딩에서 열린 정전협정 65주년 집회에 참석했다. 평화협정운동본부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맥아더는 6.25 전쟁 당시 만주에 핵폭탄을 사용하자고 하는 등 우리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려던 장본인인데 현재 우리를 이 땅의 공산화로부터 지켜준 우상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를 마친 뒤 방화범 2명과, 두 사람이 불을 지를 때 사다리를 나른 이 단체의 또다른 회원 한 명 등 3명은 대기 중이던 서울 종로경찰서 경찰관에게 자수의사를 밝힌 뒤 경찰서로 이동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서울 종로경찰서로부터 이들의 신병을 인계받아 수사에 나서는 한편 정확한 화재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는 반미 좌파단체들의 준동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했다.

노무현 정권때인 2004년 9월에 처음으로 전국 조직망을 갖춘 좌파단체들이 대거 연대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주장하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 앞에서는 좌파단체들이 아예 천막까지 설치해 농성을 한 바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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