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칼럼] 문재인, 新자유주의, 전체주의
[김정호 칼럼] 문재인, 新자유주의, 전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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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자유주의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한국에서 경제 어려운 게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신자유주의 국가인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스위스는 국민소득이 4만~8만 달러
지금의 어려움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 강제 등 전체주의적인 방식 때문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가 어려운 게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했다. 무슨 뜻인지 알고나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신자유주의의 어디가 어떻단 말인가. 신자유주의에 충실한 나라일수록 경제가 잘된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 걸까? 게다가 한국은 신자유주의를 제대로 해본적도 없다. 

그들이 소위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체제는 경제적 자유가 특징이다. 자유로운 경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신자유주의라며 그것을 비난한다. 그런데 실제의 모습을 알기나 하면서 비난하는가. 

매년 헤리티지재단이 각 나라들의 경제자유도를 발표한다. 2018년 경제자유도 최상위 4개국은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스위스이다. 가장 ‘지독한’ 신자유주의 국가들이다. 노동은 당사자들 사이의 문제로 취급되며 해고는 거의 자유롭다.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에는 최저임금이 없다. 세금도 낮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조세피난처라는 말을 들을 정도이고 스위스 뉴질랜드도 서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는 상속세가 완전 폐지됐고 스위스는 7%에 불과하다. 한국의 65% 와는 비교도 안 되게 낮다. 

문재인 대통령의 눈에 이 네 나라들은 잔인할 정도로 신자유주의에 매몰된 것으로 비칠 것이다. 경제는 당연히 어려워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다. 세계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다. 홍콩은 4.6만달러 싱가포르는 5.8만 달러로 아시아 최고다. 농사도 지을 수 없는 땅, 먹는 물조차 확보할 수 없는 곳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부를 이룬 것은 순전히 그들의 제도, 즉 신자유주의 때문이다. 

유럽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유럽 최고의 신자유주의 국가인 스위스는 국민소득이 8만 달러다. 뉴질랜드도 4만 달러를 넘었다. 신자유주의는 국민을 부유하게 만들어줬다.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27위다. 그들이 복지국가라며 부러워하는 덴마크와 스웨덴도 각각 12위, 15위인데 말이다. 한국보다 북유럽 복지국가들이 더 신자유주의적이다. 그 덕분에 그들이 우리보다 더 잘 사는 것이다. 세금은 많지만 경제활동의 자유, 기업활동의 자유가 높은 세부담의 효과를 압도한다.  

한국은 신자유주의를 핑계댈 정도로 그것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기업이 사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사업이 안된다고 노동력을 줄일 자유가 있는가. 심지어 재배치조차 못한다. 외환위기 때 다량 해고가 발생했던 것은 신자유주의 때문이 아니라 기업과 사업들이 통째로 망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어려움은 전체주의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리고 주52시간 근무제를 강제로 실시했다. 각자 사업장의 사정에 맞춰 결정할 것들을 대통령이 획일적이고 무리한 기준을 강제하다 보니 적자의 수렁에 빠지게 된 것이다. 정치가 경제의 현장에게까지 들어와서 생긴 어려움이다. 신자유주의를 안했기 때문에 생긴 어려움이다. 

더 큰 걱정은 앞으로 벌어질 일이다. 머지않아 기업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치가 개입할 것이다. 북한의 모든 사업소에 정치국원이 파견되어 있듯이 우리도 비슷하게 될 거라고 본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스튜어드쉽코드로 무장한 국민연금과 노동이사제 같이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소기업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담당관이나 시민감사관 같은 것을 둘지 모른다. 기업들 사업장들은 정치인과 교수들과 시민단체와 마을운동가들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견디다 못해 문을 닫을 것이고 남은 곳들도 의욕을 잃고 좀비처럼 되어 갈 것이다. 노동자들은 시장에서 팔릴 좋은 상품을 만들기보다 대통령만 바라보는 존재로 굳어질 것이다. 전체주의는 그렇게 경제를 죽이고 사람들을 타락시킬 것이다. 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이 저항에 나서겠지만 거대한 물결을 돌리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느니 차라리 빨리 한번 망하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분들을 여럿 봤다. 지난 1998년의 외환위기 때를 떠올리면 하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처럼 되지 않을 것 같다. 당시에 한국이 위기에서 빨리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 책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스스로 일해온 방식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식을 택한 덕분에 재도약이 가능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사회의 주도권을 쥔 중추세력의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이번에 망하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때문에 망했다고 할 것이다. 베네수엘라, 그리스. 아르헨티나가 그래왔다. 그리고 진짜 사회주의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젊은이들은 그렇게 해달라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너무 비관적이라며 믿지 않으려는 분들이 많다. 나도 내 예상이 틀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벌어지는 일들이 대부분 예상과 맞아떨어진다.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다.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전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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