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씨(49)로부터 자신이 체포되기 직전 모든 기록을 보관해둔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제출받았다.

25일 특검팀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 18일 특검 소환 당시 변호인을 통해 그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다른 회원에게 은닉을 부탁했던 128GB 용량의 USB를 제출했다. 김 씨가 직접 비밀번호를 풀어 파일을 열 수 있도록 도왔다.

드루킹이 은닉해 왔던 이 USB메모리는 약 60GB 가량이 채워졌는데, 그동안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보안메신저 '시그널' 대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드루킹이 김 지사 등 정치권 인사를 만난 일지와 당시 대화 내용 등을 기록한 문서 파일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씨가 지난 3월 19일 USB메모리에 파일을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드루킹은 이틀 뒤인 3월 21일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체포됐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기록들을 USB메모리에 옮기고, 측근인 한 경공모 회원에게 이를 보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씨 측근에 따르면 김 씨는 평소 자신의 모든 일을 기록하고 자료로 남기는 습관이 있다.

경찰과 특검은 여러 차례 출판사 등을 압수 수색했지만 약 4개월 동안 발견하지 못했었다.

특검은 USB에 담긴 문서 파일 중 상당수가 수사에 유의미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 보고 현재까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더는 김 씨 측의 협조가 필요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강경 수사 방침을 내비쳤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