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취업 비중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높아 중기 해외투자↑···고용시장 '적신호'

국내 제조기업들의 한국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는 늘고 국내 투자는 줄어들었다. 

23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개인 포함)의 해외 투자 금액은 작년에 436억9600만 달러(약 44조 원)로 해당 통계를 시작한 1980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해외투자는 2012년 255억5700만 달러에서 작년 353억4100만 달러로 5년 만에 38% 급증했다. 중소기업은 지난 5년 새 해외 투자 금액이 3배로 늘었다. 

산업은행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국내 설비 투자는 2015년 147조4000억 원에서 작년 168조5000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뺀 대기업의 투자는 같은 기간에 123조 원에서 110조6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국내 설비 투자는 2015년 33조4000억 원에서 작년 21조3000억 원으로 10조원 이상 급감했다. 

제조업 현장의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한국에서는 제조업을 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경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대책을 못 내놓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정부 규제 탓에 삼성전자·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마저도 한국에서는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해 해외로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견·중소기업들의 탈(脫)한국 현상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반(反)기업정서 특히 심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기업승계를 위한 상속세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해외로 생산 기반을 옮기거나 아예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 같은 우량 중소·중견기업의 경영자들도 기업 할 맛이 안 난다"며 "제조업을 포기한 매물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해외 투자 증대는 국내 고용 환경에는 악재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국내 전체 근로자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7%(1311만 명)로 미국(41.33%), 일본(52.8%), 영국(53.08%), 프랑스(63.3%) 등 주요 국가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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