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상대로 조용한 냉전벌이고 있어”

미국 정보기관 고위급 전문가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이 전 세계에서 미국의 이해관계를 해치고 있으며 미국의 세계적 초강대국으로서의 지도력을 대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 전쟁에서 불붙은 미중 양국의 전선이 군사와 국제정치 분야 패권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마이클 콜린스 미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임무센터 부국장보는 이날 미 콜라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중국은 우리를 상대로 조용한 냉전을 벌이고 있다”며 “과거 (구소련 상대) 냉전과는 다르지만 분명히 냉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라이벌(미국)의 위상을 상대적으로 약화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힘과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콜린스 부국장보는 “중국은 정책 이슈에 관한 이해관계를 결정할 때 세계 모든 나라가 미국이 아니라 중국 편을 들기를 원한다”며 “서계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대체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영토분쟁에 박차를 가하고 섬을 자신의 영토로 만들기 위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행동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방을 병합한 것처럼 “동방의 크림반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간첩 행위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포럼 첫째 날인 지난 18일 “중국은 규모와 침투성, 그리고 중요성의 측면에서 중국의 이해에 가장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중국은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전통적 스파이 행위뿐 아니라 경제적 스파이 행위를 국가적 차원에서 하고 있다. FBI가 미국 전역에서 벌이는 경제 스파이 사건 수사가 결국 중국과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19일 “미국의 산업 기밀과 학술 연구를 훔치는 중국의 도둑질에 강하게 맞서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이 진짜 적인지 아니면 합법적 경쟁자인지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계 2위 국방 예산, 세계 최대 육군 정규군, 세계 3위 공군력, 군함 300척과 잠수함 60척을 보유한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경계론도 나왔다. 마셀 레트리 전 국방부 정보 담당 차관은 “중국은 세계 2위의 국방예산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1위의 병력과 세계 3위의 공군력 그리고 300척의 군함과 60개 이상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군사력은 모두 현대화와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대응책으로는 체제 우위와 압도적 소프트파워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콜린스 부국장보는 “나는 규범과 규칙을 정하기 위한 싸움에서 자유 질서가 중국의 억압적 기준보다 더 강력하다는 점을 낙관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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