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의원 자살로 '드루킹 사건 수사' 차질 빚어질 가능성도
유서에 "금전받았으나 청탁과 무관" 주장..."가족과 아내에게 미안" 취지 내용
경찰 "유족들이 원치 않고 의혹없어 부검은 하지 않을 것"...유서는 공개않기로

경찰은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 중인 '드루킹' 김동원(49, 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노 의원의 자택이 아니라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9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밖으로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 외투를 발견했고, 외투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찾아냈다.

유서에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 하지만 청탁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가족과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과 경찰은 노 의원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유족들이 원치 않는 데다 사망 경위에 의혹이 없어서 부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노 의원의 유서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 맞다"고 밝히며 그 내용은 유족의 요구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노 의원의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다.

청와대는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노 의원이 편히 쉬시기를 빌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날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 SNS 생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힘내세요'라는 청원에 답변하려 했으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11시 50분에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청원 답변 일정도 취소했다"고도 밝혔다. 

허익범 특별검사도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기치 않은 비보에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허 특검은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또 우리나라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한 분이 오늘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정치권은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충격에 빠진 분위기이다. 정치권은 '진보정치'의 상징이자 큰 별이 졌다고 애도하며 애통한 마음을 전하는 논평들을 쏟아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 원내대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온몸을 던져 일을 해온 정치인”이라며 “너무나 아까운 분을 잃게 돼 오전 일정을 모두 중단했다”고 전했으며,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진보정치의 상징,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노 의원은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상징으로서 정치인이기 이전에 시대정신을 꿰뚫는 탁월한 정세분석가이자 촌철살인의 대가였다"라고 평가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비통하다”며 “늘 노동현장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애환과 고충을 대변하고자 했던 진정성이 어떻게..”라며 애통해했다. 자유한국당은 "확고한 정치철학과 소신으로 진보정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셨던 고 노회찬 의원의 충격적인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라면서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

반면 이와달리 무책임한 결정이었다는 질책어린 비판도 적지 않다. 노회찬 의원이 앞서 강조했듯이 조사에 진솔히 응하는 것이 책임있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특검의 수사 동력이 저하된 채 흐지부지 사건을 다루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 특검은 개인적 차원의 입장발표로 전제하며 특검팀의 향후 수사와 관련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강연재 변호사는 안타까움을 전하면서도 “더 큰 숨은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드루킹 대선조작 사건의 진짜몸통에 이르기까지 성역 없는 치열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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