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금운용 수익률 0.5%로 2008년 이후 10년만에 '최악'
현재 정부의 고갈 예상시점은 2060년···올해 8월에 예정된 '4차 재정계산' 결과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각종 논란에 휩싸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고갈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국민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올 상반기 기금운용 수익률은 0.5%로 추산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몰아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익율이다.

22일 각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기금 고갈 시점이 2050년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재정추계 결과를 최근 도출했다.

재정계산위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의 마지막 해인 2088년까지 기금 소진을 막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율은 현행 보험료율(9%)보다 4%포인트 높은 13%로 예상했다. 

재정계산위는 당장 보험료율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기금 소진 이후 보험료율이 20%를 넘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안도 검토 대상이다. 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을 올해 기준으로 45% 추가 인상한다는 계획에 따라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올 상반기 기금운용 수익률은 1988년 국민연금 출범 이후 지난 30년간 연평균 누적 수익률(5.45%)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심지어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연 2.0~2.25%)보다도 낮다. 작년 상반기(5.72%)와 비교한다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을 납부하는 사람보다 수급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수익률마저 나빠진다면 고갈 시기는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금운용 수익률이 예상보다 연 1%p만 떨어져도 고갈 시기가 5년 앞당겨진다는 분석이다.

2015년 감사원의 국민연금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기금운용 수익률이 2%p 하락하면 적자로 전환하는 시점은 6년, 소진 시점은 9년 앞당겨진다. 수익률 3%p 하락시 적자 발생 시점은 8년, 고갈 시점은 11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은 기금운용 수익률이 2015년 6.8%, 2016년엔 7.2%에 달할 것이란 가정을 근거로 했기 때문에 고갈 시점은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실제 투자성적은 2015년 4.57%, 2016년 4.75% 등 기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고갈시기는 수익률과 관계없이 인구구조의 변화만으로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지난달 보건사회연구원은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보험 장기재정전망(Ⅱ)'을 통해 2040년대 이후 인구구조의 변화로 연금 급여 지출이 증가하면서 국민연금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약 20년 뒤부턴 국민연금 수급자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지출이 많은 구조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3년 3차 재정계산에서 현재의 보험료율(9%)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2060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보건사회연구원은 지금 수준의 보험료율을 유지한다면 적립기금이 고갈되는 2058년에는 보험료율을 한꺼번에 26.3%로, 2060년에는 27.4%로 올려야 하는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2013년 3차 재정계산에 이어, 4차 재정계산 결과는 올해 8월에 나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적립기금 소진 시점이 인구구조의 변화는 물론이고 최근 국민연금 수익률이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0.18%) 이후 최악을 보이고 있어 예상보다 매우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를 보이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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