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외이사 5명, 1인당 404만 원씩 지원받아 3박5일 UAE원전 방문
현 정권의 무리한 정책 협조에 대한 '보은성 外遊' 비판도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의 '거수기' 역할을 했던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사외이사) 5명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둘러본다는 명복으로 한수원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무리한 정책에 협조한데 따른 '보은성 외유(外遊)'라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 따르면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상직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정해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권해상 전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김규호 경주대 관광레저학과 교수 등 한수원 사외이사 5명과 한수원 기획처 직원 3명이 한국전력, 한수원 두산중공업 등이 지난 3월 준공한 중동지역 첫 원전인 UAE 바라카 원전을 살펴보기 위해 1인당 한수원에서 404만 원을 받아 3박5일 일정(7월10일~14일)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총 6명인 한수원 사외이사 중에서 강래구 더불어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장만 이번 외유성 출장에서 빠졌다. 원래 7명이던 한수원 사외이사는 탈원전에 반대하던 조성진 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가 사표를 내면서 현재 6명이 됐다.

한수원이 밝힌 사외이사들의 출장 사유는 '원전 건설 이해도 제고 및 현장직원 격려'로 돼 있다. 지난달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와 신규 원전 4기를 백지화한 장본인들이 원전 건설의 이해도를 높이려고 해외 출장에 나섰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원전업계의 반응이다. 또 한수원 사외이사가 왜 바라카 현장 직원들을 격려한다는 것 역시 관행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탈핵 환경운동가인 김해창 교수를 포함한 사외이사들이 원전 조기폐쇄 결정을 내린 직후 외유성 출장에 동참했다는 건 충격적"이라며 "상임이사도 아닌 사외이사들이 해외근무 직원들을 격려한다는 것도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 시설로 바꿔놓은 월성 1호기를 경제성이 없다고 조기폐쇄를 결정한 한수원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말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으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한변은 한수원 정재훈 사장과 상임이사들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내려 회사에 최소 7000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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