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심리'…文대통령 대기업과 거리 좁히는데 黨 호흡 맞춰야" 충고
"'소득주도성장 먼저'라 다툴 일 아냐, 대기업 참여 없이 혁신성장 불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삼성전자 최초로 고졸출신 여성 임원을 지냈고, '문재인 대표 영입 1호' 인사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자당(自黨) 홍영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삼성 글로벌 1위는 협력업체를 쥐어짜고 쥐어짠 결과'라는 홍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기업 성장의 원인을 착취로 보는 것은 다소 지나치시다"고 반박한 것.

양향자 최고위원은 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옳은 전략적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허심탄회하게 논쟁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성장기 기업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성찰해야 마땅하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 비중이 커지고 가계 비중이 줄어든 것은 자본주의의 전면적 세계화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홍영표 원내대표의 일부 주장에 수긍하기도 했다.

다만 양 최고위원은 "어쨌든 (양적완화와 무역전쟁을 불사한) 미국과 일본의 일자리 상황은 우리나라에 비해 양호하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우리에게 뼈아픈 지점"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이 먼저냐 혁신성장이 먼저냐로 다툴 일이 아니다"고 상기시켰다.

이는 최근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최저임금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를 불인정하고, 반(反)대기업 정서 조장과 정부재정 투입 증가 등을 고집하는 데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양 최고위원은 "공정한 사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를 위해 둘은 함께 가야 마땅하지만 혁신성장은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한국에선 중소기업이나 벤처에서 국가경제를 이끌 혁신적 산업이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고 전통적 제조업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이 필연이기 때문"이라며 "혁신적 산업, 4차 산업혁명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성장도 없고 일자리도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대기업 부패와 불법적 관행, 도덕적 일탈은 당연히 엄벌해야 한다"면서도 "그 대신 올바른 기업, 혁신성장을 위해 역할을 하는 기업에는 합당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대기업과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지금 당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고 홍 원내대표에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제에서 실패하면 다른 개혁도 동력을 얻을 수 없다"고 경고한 뒤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