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 국민연금,수익률만 신경쓰게 해야
[최종찬 칼럼] 국민연금,수익률만 신경쓰게 해야
  • 최종찬
    프로필사진

    최종찬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junpyo@pennmike.com www.facebook.com/junpyo24

  • 최초승인 2018.07.17 09:56:28
  • 최종수정 2018.07.18 09:20
  • 댓글 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금 수령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연금 폭탄" 다가오고 있다
해외처럼 주주권 행사는 정부의 영향력 벗어나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행사해야
보수는 높지않고 근무지도 지방인 全州인 환경에서는 최고급 인재 확보 힘들어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자살률 1위이다. 특히 노인자살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다. 노인자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빈곤이다. 그동안 평균 수명이 늘어나 노후대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젊은 시절 자녀들의 사교육비 충당과 내집 마련에 올인하다 보니 노후준비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거주하는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노후대책으로 도입된 것이 국민연금제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100만원 미만의 연금을 받아 노후준비로서는 태부족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이처럼 불충분한 국민연금마저 가까운 미래에 고갈될 것이라는 것이다. 국민연금 추계에 의하면 현재는 연금에 기여금을 내는 사람이 많아 자금수지가 흑자이지만 노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2047년부터는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여 2060년경에는 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전망이다. 그 이후부터는 부족한 돈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꿀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된다.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이미 적자여서 막대한 규모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저출산 추세를 보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금의 수지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70년대에는 연간 출생아가 70만명을 넘었는데 금년에는 30만명 수준으로 떨어져 금년도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로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초저출산율인데 1명 이하로 되면 세계 최저 출산율이 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고갈 시기도 2060년보다 5년~10년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수령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적자 규모는 수조원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연금 폭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갈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한다. 연평균 연금운용 수익률이 1% 높아지면 고갈시기가 7년간 길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 운영 현황을 보면 수익률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현상들이 많아 걱정된다. 

첫째, 자금운영 면에서 정치권에서 무리한 간섭이 많다. 경제양극화 해소와 저소득 복지향상 등 현안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국민연금 100조원을 사용해 공공주택을 대대적으로 건설하겠다고 공약하였다. 공공주택건설 재원으로 LH공사가 발행한 채권을 국민연금이 인수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손해가 없게 채권 수익률은 충분히 보상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LH공사채가 매력적인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다른 투자자에게도 팔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국민연금에게 강제로 매입하도록 할 이유가 없다. 공공주택건설 이외에도 중소기업을 지원해라, 벤처기업을 지원해라 하는 식의 규제를 해서는 안 된다. 기금운용의 자율성을 저해해 수익률을 저하시킬 것이다. 중소기업, 벤처기업 지원이 중요하지만 이것은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둘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기업경영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론상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CEO를 주주가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견제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문제가 많다. 현재 국민연금 운용규모가 635조원이다.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이 296개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부분의 대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정권이 바뀌면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은 정권 취향에 따라 바뀌는 게 현실이다. 정권의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영권에 간섭을 하면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를 도입하는 외국의 경우 주주권 행사가 정부의 영향력을 벗어나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행사되어 기업이 정부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는 없다. 우리나라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자는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라는 본연의 목표보다는 정부가 원하는 정책 추진에 몰두하게 되어 기금운용이 소홀해 질 것이다. 예컨대 정부가 친노동정책을 추진하면 국민연금이 앞장서 투자기업에 친노동정책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이른바 ‘연금사회주의’가 되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인해 기업이 정부 눈치보도록 해서는 안된다.

셋째,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운용인력 인사제도도 혁신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당분간 매년 늘어나 2040년경에는 운용규모가 2,000조원을 넘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수익률이 1%만 제고되어도 20조원 이상의 돈이 늘어난다. 기금운용자는 세계 최고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보수도 민간기업에 비해 적고(연봉 3억 원 내외) 임기도 최장 3년인데 퇴직 후 3년 간 유관기관에 취업이 제한된다. 근무지도 지방인 전주이다. 이런 환경에서 최고급 인재가 올 리 없다. 미국 유명 대학의 발전기금 운용자들의 연봉이 100억 원이 넘는다. 유능한 인재 영입을 위해 성과급도 대폭 인상하는 등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능력이 있으면 국적도 가릴 필요가 없다. 일반 공기업 임원과 같이 생각해서는 안된다.더욱 한심한 것은 현재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 최고책임자가 1년 가까이 공석으로 되어 있다. 또 주요 임원 절반 가까이가 공석이다. 금년 상반기 국민연금 수익률은 0.5%이다. 기금운용 책임자들의 공석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국민 전체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 운용 핵심 보직을 장기간 공석으로 두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열중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국민연금의 조기 고갈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 운용은 수익률 제고에 최대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기금 수익률 제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잡다한 정책적 규제를 없애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등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전 건설교통부 장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