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에 김상근 이사장 등 49명 지원…방문진은 김상균 이사장 등 26명
특정단체 여론이 일반 시민 이름 빌려 국민 여론으로 탈바꿈될수도
민언련-언론노조 등 '방송독립 시민행동' 발족...'시민검증' 강조하며 적극참여 시사

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 KBS 이사회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원자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 절차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민의견수렴형 이사 선임방식은 특정세력의 일방적인 여론몰이용으로 흐를 우려도 제기된다.

방통위는 16일부터 20일까지 홈페이지(www.kcc.go.kr)에 KBS와 방문진 이사 지원자의 인적사항과 학력, 주요 경력, 업무수행 계획서 등을 공개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방통위가 KBS, 방문진 이사 지원자들을 공개 검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 이사에는 김상근 KBS 이사장과 강형철, 조우석, 조용환 이사 등 현 이사들뿐만 아니라, 이석래 전 KBS미디어텍 대표이사, 황우섭 전 KBS인재개발원장, 이정봉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이사, 전용길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초빙교수, 권오연 전 연합뉴스 경영지원상무, 표양호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보도교양특별위원회 위원 등 총 49명이 지원서를 냈다.

26명이 지원한 방문진 이사 후보에는 김상균 현 방문진 이사장과 김경환, 유기철, 이인철 이사 등이 다시 응모했다.

MBC 부당노동행위 사건으로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 이른바 '아나운서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지난 5월 해고된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도 지원했다. 이밖에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장낙인 전 방송통신심의위원 등도 지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통위는 20일 이후 국민 의견 검토와 상임위원들 간 논의를 거쳐 다음 달 임기 전 KBS 이사 11명을 추천하고 방문진 이사 9명을 임명할 예정이다.

한편 방통위가 이번에 채택한 소위 국민의견수렴형 이사 선임방식은 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거리가 먼, 제도 악용의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활발한 정치적 활동을 하는 민노총 산하 노조측이나 시민단체 등의 여론몰이가 일반 시민의 이름을 빌려 국민 여론으로 탈바꿈하고 견제없는 독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23일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명분 아래 파업을 주도한 ‘KBS-MBC정상화 시민행동’이 ‘방송독립 시민행동’으로 전환해 발족 출범식을 개최했다. ‘방송독립 시민행동’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241개 단체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시민참여가 보장되는 후보자 시민검증단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 ‘국회는 공영방송사 이사 및 사장 선임과 운영에 있어서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올바른 방송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등 시민검증단-시민참여 보장을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방송법 개정은 시민의 힘으로! 정치권은 나가라!!’. ‘공영방송 이사추천 시민의 손으로! 시민 IN 정치권 OUT’ 등이 적힌 손팻말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