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입국했다. 방한 첫날, 관심이 집중됐던 'UAE 의혹'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계속된 의혹에도 청와대는 줄곧 “칼둔 청장이 오면 모든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온만큼 이튿날인 9일에는 ‘UAE 의혹’ 해소에 대해 어떤 입장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방문한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 (연합뉴스)
한국 방문한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 (연합뉴스)

아부다비 청장은 방한 첫날인 8일에는 여의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칼둔 행정청장과 언론의 직접 접촉은 차단됐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30여분 간 비공개로 면담이 진행됐다.

지난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해 군사협력 갈등설, LNG 수입 문제, 지난 정부에서 맺은 MOU의 국회 동의 필요, 최태원 SK회장의 사업 요청 등 다양한 의혹들이 나오는 상황이라 정 의장과 칼둔 청장의 회동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집중됐다.

회동이 끝난 후,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공식적인 예방”이라고 밝혔다. ‘UAE 관련 의혹과 관련한 얘기가 나왔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20년 동안 양국관계가 지속적으로 확대·발전해 온 것에 대해 서로 평가하고 '앞으로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밝혔다.

김 대변인은 "UAE 쪽에선 '어떤 경우에도 양국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 양국관계 발전에 대한 마음이 변함없고 계속 지속해 나가길 원한다'며 국회의 협조 부탁하자 정 의장도 '양국발전을 위해서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UAE 파병 아크부대와 관련해서 정 의장이 "아크부대 주둔과 관련 국회가 계속 주둔연장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대화하는 정 의장-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 (연합뉴스)
대화하는 정 의장-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 (연합뉴스)

예방을 마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삼엄한 경호·경비 때문에 기자들과의 직접적인 질의·응답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칼둔 청장의 방한은 지난달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모하메드 왕세제를 예방한 지 거의 한 달 만에 이뤄졌다.

칼둔 행정청장이 오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 임 실장을 만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와 의혹 해소의 계기가 될 지도 주목된다. 다만 이날 또한 '양국 관계 이상무(無)'라는 메시지만 집중적으로 부각되며 의혹 해소보다는 '봉합 국면'으로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편, 칼둔 행정청장과 국회의장 면담 당시, 김성태 야당 원내대표의 배석 요청은 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UAE측 참석자는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만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우리 측에서) 전달했다"며 "칼둔 행정청장은 '일정이 바빠서 못 만나는 걸 양해해달라'면서 (여론에 대해)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칼둔 행정청장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면담한다고 하니, 국회 운영위원회에 임 실장을 출석시켜 직접 설명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의장 예방에 앞서, UAE에서 에너지와 건설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GS 그룹의 허창수 회장과 UAE에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 측 재계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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