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許 특검팀, 김병기-드루킹 '텔레그램' 대화 넘겨받아 수사중"
"드루킹, 김경수에 '킹크랩 시연'때 제공한 정보보고 김병기에게도"
경공모 관계자 "김병기 팬카페 운영 논의까지 했다"
김병기 "드루킹 누군지도 모른다"면서도 "수많은 메시지중 하나로 답했을것"

(왼쪽부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원 포털·기사 댓글 여론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씨(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원 포털·기사 댓글 여론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씨(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 출신이자, 20대 국회 전반기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지낸 김병기 의원이 지난해 5·9 대선 직후 '댓글 조작' 권리당원 '드루킹' 김동원씨(48·구속)와 보안성이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김씨와 연루 혐의를 받는 여권 정치인이 한명 늘어난 셈이다. 16일 동아일보는 "둘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넘겨받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어떤 경위로 김병기 의원이 김씨와 연락하게 됐는지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램 대화내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대선 이후 김 의원에게 먼저 연락했고,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이 주도한 친문(親文) 사조직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소개하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세력의 힘을 보지 않았느냐"고 과시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한번 만나고 싶다"는 취지로 김 의원에게 말했고, 김 의원은 텔레그램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씨가 김 의원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엔 국내외 정치·경제상황을 간략히 분석한 '온라인 정보보고'도 담겨 있었으며, 이 내용은 경공모의 활동 내용 등을 정리한 '백서'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씨는 이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할 목적으로 이 백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경공모 측이 김경수 지사에게 2016년 10월 경기 파주시 경공모 본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하기에 앞서, 김씨는 이번에 김 의원에게 보내준 '온라인 정보보고' 내용과 유사한 정세분석 자료를 김 지사에게 발표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

드루킹-김병기 사이의 만남 성사 여부와 배경 등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다. 한 경공모 핵심관계자는 "김씨가 김 의원과 만날 약속까지 잡았지만 마지막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공모 관계자는 "경공모가 김 의원의 팬카페를 운영하자는 논의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동아일보의 관련 질문에 "드루킹이 누군지 모르고 만난 적이 없다. 메시지가 왔다면 수많은 메시지 중 하나로 답장은 했을 것"이라며 "(느릅나무 출판사가 있는) 파주 근처는 가본 적도 없고 국회 방문자 중 드루킹이라는 사람은 없었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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