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이음 등 민간단체, 4.27 남북정상회담 기념 공모전...박원순 시장은 축사
한반도 비핵화 위해 열렸던 4.27 남북정상회담 취지에 배치되는 작품이 우수상
'김정은 칭찬한 글이 수필부문 수상작 뽑히기도

지난 7일 오후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는 '4·27 남북 정상회담 감상작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됐다. 공모전과 시상식은 평화이음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민족재단 등 민간단체 4곳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시상식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상축사를 하고 서울시가 장소를 지원했다.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는 문학부문에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진향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 이세춘 민족재단 이사장, 영상부문에서 김철민 다큐창작소 감독, 노래부문에서는 윤민석 작곡가가 참여했다.

주최 측은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소감을 영상, 수필, 그림에 담도록 해 제출받았다. 만 13세 이상~만 30세 미만이 참가 대상이었다. 수상자들 또한 10·20대가 대부분이었다.
 

영상 부문에서 최고상인 우수상을 받은 4분짜리 영상은 중학생 2명이 만들었다. 영상에는 ‘통일을 하게 되면 전쟁이 사라지고, 북한의 자원과 인력, 한국의 기술과 자본, 육로를 통한 무역, 경제발전,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 이산가족, 납북자 등 인도적인 문제 해결 등의 장점이 있다’는 내용이 이어지며, "통일 한국은 핵 보유 국가"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통일을 통해 북핵이 한국 전체에 이로울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열렸던 4·27 남북 정상회담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작품이 최고상을 받은 것이다.

또한 영상은 “그리고 여러분, 분담비용보다 통일비용이 더 싸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라며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데 왜 통일되지 않을까요?”라고 의구심을 제기하는 한편 ‘이번 회담을 통해 다시 한 번 통일을 바라보게 된다는 내용을 이어간다.

'4·27 남북 정상회담 감상작 공모전' 영상부문 우수상(유튜브 화면캡처)

이들은 6·25전쟁에 대해서도 북한의 침략이 아닌 '미국과 소련의 전쟁으로 한민족이 분리됐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외 수상작들도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미국과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수필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된 20대의 공모작엔 "천안함 사건 결과에 의문을 갖는 순간 종북, 빨갱이가 됐다. 살아남기 위해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배웠다"고 썼다. 또 "우리 사회 대부분의 모순과 역사 왜곡이 미국과 매국노들의 국정 농단에서 비롯됐다는 진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 하나의 문화를 가진 북과 남은 원래대로 하나가 되어'라고 하신 말씀은 제가 생각했던 통일의 모습이었다"며 경어(敬語)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같은 공모작들을 수상작으로 뽑은 평화이음은 지난해 9월 서울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정식 등록됐다.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라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고, 공익활동 지원 사업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공모전을 공동 주최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하며 반미(反美) 시위를 벌인 단체다. 이날 시상자로 참석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민족정신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북핵 등을 이유로 통일을 막고 있는 것"이라며 "통일은 한민족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갑작스러운 해외 업무로 축하 인사를 영상으로 대신한다"며 “통역도 필요없었던 두 정상의 허심탄회한 만남.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며 “여러분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이 벅찬 우리의 기억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고 통일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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