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50곳 中 23곳 적자전환

현대자동차 협력업체가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협력사들에게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12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지난달 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한은 지난해 매출이 약 1800억 줄고 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매년 100억원 가까운 순이익을 내다 지난해 적자를 낸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리한을 비롯한 다수의 납품업체들도 실적이 악화됐다고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소속 260개 부품사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50개사의 올 1분기(1~3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23곳이 직전 분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부품사 절반가량이 적자를 본 것이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0만4744대로 작년 상반기보다 7.3% 줄었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 제조업 일자리의 12%, 수출금액의 13%가량(2016년 기준)을 차지하는 한국 자동차 및 부품산업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약 300곳인 현대차 1차 협력사 가운데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례는 금융위기 이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과 올 들어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에 최근 은행들은 자동차 협력업체를 ‘중점관리대상 업체’로 분류하면서 협력업체 입장에선 어음할인이나 신규 대출이 힘들어지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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