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韓美日 자유주의동맹을 文이 뒤집어 北中露 사회주의동맹 편입되려는 상황"
"곧 韓美동맹 '가치'아닌 '이익'동맹 변질 우려…평화프레임 실체엔 국민 동의 못할것"
"文정권, 귀족노조·종북 타파와 반대로만…美 추가 금리인상시 IMF 버금가는 위기"
한국당 이념노선엔 "MB·朴정부 모두 자유주의중심 가치 추구 못했다" 자성
"한국당 치열하게 내부논쟁하는게 좋고, 미봉으로 그치면 그 갈등 계속간다"
귀국 시점으로 "추석 전에 올것" 예고…9일 MB 접견해 "어차피 정치재판 될것" 위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1일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내홍이 심해진 것에 대해 "치열하게 내부 논쟁이 있는 것이 좋다"며 "미봉으로 그치게 되면 그 갈등이 계속 간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종국적으로는 하나가 돼서 야당의 건전한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혁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서는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한국당 중앙당사를 여의도에서 영등포동으로 이전하는 것에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우리가 계획을 세워 추진했던 당사 이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국정·정치 현안에 관해서는 "오늘 조간신문(조선일보)에 난 것 외에 더 이상 없다"며 "좀 쉬었다 오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추석(올 9월24일) 전에 돌아온다'고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 "제사는 지내야 한다"며 "나한테 있어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앙과 같은 분이고, 돌아가셨어도 제사는 지내러 들어와야 한다"고 능청을 떨었다.

공항 출국 현장에는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한국당 강효상 의원과 홍문표 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강연재 변호사(前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송아영 전 세종시장 후보,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前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원장(前 부산 해운대구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등 영입 인사들이 마중을 나왔다. 일반 시민 수십명이 "홍준표 대표님 수고하셨습니다" "무사귀환을 바랍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와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1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1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는 자신이 제기한 '남북 정권 합작 위장평화쇼' 의심을 거두지 않았음을 명확히 했다. 

홍 전 대표는 "현재 상황은 70년간 한국사의 본령을 이뤘던 한미일 중심의 자유주의 동맹을 문재인 정권이 뒤집어서 북중러 중심의 사회주의 동맹에 편입되려는 과정"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모두 북한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자유주의 동맹을 깨려고 하지는 않았으나, 문재인 정권은 아주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도 추진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4.27) 판문점 선언을 보면서 이 정권이 북핵 제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민 안심용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핵문제로 전 세계를 8번 속였고 이번이 9번째"라며 "미국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제거에만 관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온통 세계의 기대를 키우다가 막상 미북회담을 해 보니 알맹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세차례나 방북했지만 북핵 폐기 관련해 하나라도 성과가 나온 게 있나. 결국 김정은이 북핵을 갖고 벌였던 위장평화쇼에 미국과 한국이 '놀아났거나', '공모를 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주한미군 철수도 언제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방어선을 한국을 빼버리고 일본, 필리핀, 대만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 일종의 '신(新) 애치슨 라인'"이라며 "지난 대선 때부터 일관되게 이런 부분을 말했다"고 재강조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가치동맹에서 이익동맹으로 변질될 것인데, 국민들이 이런 상황까지 동의한다면 난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위장된 평화 프레임의 실체가 드러나면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연일 부상 중인 경제위기론에 대해서는 "강성 귀족노조부터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종북세력을 타파해서 자유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도 늘리는 길"이라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반대로 가서 지표가 악화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면 외국자본 탈출이 본격화하고 IMF사태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서민들 생활은 더 피폐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 가장 큰 피해 당사국은 우리나라가 될 것"이라며 "1·2위 교역국인 그들이 싸우면 우리 수출은 감소하고 제조업이 어려워 진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려 할 것이다. 연말쯤 실제로 위기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위기가 심각해지면 다시 정치권에 등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알 수 없다"면서 "세상이 나를 오해한다고 변명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한번 더 하려고 정치하는 건 아니다"며 "내 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세계 강국이 되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아서 활동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며 '정계은퇴'와는 선을 그었다.

홍 전 대표는 향후 당 노선에 대해서는 "적당히 봉합해서 '도로 친박당'이 되면 새로운 정통보수를 주창하는 선명야당이 나타나고 한국당은 80년대 민한당 꼴이 될 것"이라며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더 치열하게 '(이념 정체성) 노선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보수정당은 정체성에 충실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를 내세웠으나 보수주의 가치를 정립하고 추구한 정부는 아니었다"고, "박근혜 정부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어정쩡한 정부였다"고 각각 지적했다. 

또한 "자유주의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가치를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추구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그런 상태로 10년을 오다 보니까 보수주의라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특정 정파 차원의 잘못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는 "보수의 기본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기본 가치는 '평등'이다. 보수는 자유를 기본 가치로 두고 모든 정책을 펴야 한다.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경쟁을 억제하고 물리적 평등을 추구하게 되면 그건 진보도 아니고, 한국 사회를 하향평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좌파 노선을 비판했다. 

'스스로는 보수의 가치를 잘 살려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부한다"며 "대선 때 내가 만든 공약을 보면, 보수주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표현해 놨다"고 답변했다.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로는 "밑바닥에서 사람 키울 생각을 안 한다"는 점을 짚었다. 

홍 전 대표는 이밖에 지방선거 패배 요인에 대해서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이 합작해 '평화 프레임'을 만들고 내가 대결하는 구도였는데 이길 방법이 없었다"며 "최선은 다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국으로 돌아올 시점에 관해서는 "추석 전에 올 것이고, 와서 제사도 지내야 한다"면서 "공직에 들어선 뒤 36년간 숨가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한두달쯤 쉬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에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9일 이뤄졌다. 홍 전 대표는 당일 인터뷰에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 동부구치소를 찾아 50여분간 면담했다. 그는 면담 당시 "어차피 정치재판이고, 사법적 판단으로 판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 편하게 갖고 건강하시라"고 당부했고, 이 전 대통령은 담담하게 "알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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