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시장 부작용 속출
최저임금 인상… 시장 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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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최저임금인상 부작용
시장의 반응은 작년부터 이뤄져…
가격상승에 이어 해고도 증가... 사업정리까지 고심
주요 3야당 등 정치권의 반응
시장 반응에 대한 정부의 ‘말’
최저임근 인상에따른 무인점포 확산 (연합뉴스 제공)
최저임근 인상에따른 무인점포 확산 (연합뉴스 제공)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이후 시장이 매섭게 반응하고있다. 정부는 약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 풀어 최저임금에 따른 물가상승과 실업률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잇다르고 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재계와 학계의 많은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정책의 후폭풍은 당연한 결과이며 충분히 예견된 사태이기도 했다.

● 예견된 최저임금인상 부작용

작년 12월 구인구직·아르바이트포털 알바천국은 전국의 자영업 및 중기 고용주 1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43.4%가 올해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또 10명 가운데 1명꼴로 아르바이트생 없이 가족을 동원하거나 혼자 업체를 꾸려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 또한 지난달 22일 자영업자 304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79%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향후 아르바이트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작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 역시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으로 ‘고용축소’가 37%, ‘무인화·자동화 등 자본투입 확대’는 24.6% 응답을 보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결과 또한 최저임금이 16.4% 올랐을 때 요식업과 숙박업 종사자의 임금이 3.4% 늘고 그에 따라 물가도 0.8%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다. 또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2020년까지 외식업 종사자의 13%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한 김문식 주유소협회장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올해 셀프주유소가 30%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 회장은 "올해 직접 주유하고 직접 결제하는 셀프 주유소로 전환되는 주유소가 전체 1만3000곳 중 약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탓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결국 피해는 청년 아르바이트생이나 고령 근로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시장의 반응은 작년부터 이뤄져… 보조금 챙기려 일부로 직원 수 30명 맞출 우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인상은 주로 최저임금으로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요식업·자영업자·중소기업 중심으로 작년부터 이뤄지고 있다.

패스트푸드 가게인 롯데리아, KFC, 맥도날드는 일찌감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를 각각 100원, 200원 씩 인상하는 등 버거와 디저트, 음료 가격을 최대 5.9% 올렸다.

KFC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치킨과 햄버거, 사이드 등 24개 메뉴에 대한 가격을 평균 약 5.9% 올렸다. 핫크리스피치킨과 오리지널치킨 1조각은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징거버거는 40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KFC는 지난해 6월에도 햄버거와 치킨 등 일부 메뉴에 대해 최소 400원에서 최대 900원, 햄버거 세트 가격도 최대 500원 올린바 있다.

맥도날드는 메뉴 가격을 올리진 않았지만 배달서비스인 ‘딜리버리’의 최소 가격을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린 상황이다.

한식 프랜차이즈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도 일찌감치 가격을 올렸다. 놀부부대찌개는 놀부부대찌개 가격을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했고, 신선설농탕은 설농탕 가격을 기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순사골국·만두설농탕 등은 각각 1000원씩 인상하여 9000원에 판매하고있다.

미용실·네일아트숍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영세 자영업자들 또한 적자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서울의 한 뷰티숍은 속눈썹 연장을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렸고 네일아트 비용을 10%~20% 인상했다.

일부 사업장은 정책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정부의 보조금을 챙기려는 시도도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실시한 약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 대상이 30인 미만 근로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규제와 정부의 각종 보조금 혜택으로 인해 성장을 결과적으로 저해시킨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약 3조원의 혈세는 또 한번 성장을 반 강제적으로 유보시키고 보조금을 타먹기 위한 사업장에게 돌아갈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가시지 않고 있다.

● 가격상승에 이어 해고도 증가... 사업정리까지 고심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은 가격인상과 더불어 실업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고의 대상이 주로 경제적 약자 계층라는 점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5일 압구정 구 현대아파트 경비원은 지난달 28일 경비원 94명 전원 해고한다는 예고 통지서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경영상 이유로 내린 결정’이라며 ‘경비업무 관리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문제’를 언급했다. 경비원 94명을 전원 해고한 입주자대표회의는 앞으로 용역업체를 통해 다른 경비원들을 재고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르바이트생 비중이 높은 편의점, 카페, PC방 등 자영업자들 또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인력을 줄이거나 심지어 사업정리까지 고심하기에 이르렀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편의점주들만 자영업자 대책의 사각지대에 있다. 최저임금이 정부 방침대로 향후 1만원이 된다면 야간 인건비만 400만원이 넘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편의점이 전체의 40%에 달해 사업정리를 고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고용주로부터 해고 및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은 경험에 대해 응답자의 9%가 “알바 자리에서 해고됐다”고 답했으며 16.9%는 “알바 근무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해고의 이유에 대해 편의점 점주들은 “지금도 직원 월급보다 덜 버는 업주가 수두룩한데 정부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한탄했다.

● 주요 3야당 등 정치권의 반응

이에 더불어 주요 3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8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사용자는 물론 노동자들의 비명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사람사는 세상이냐"며 정부를 일제히 비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며 "작년 연말 서울 강남 압구정동 옛 현대아파트 경비원 94명이 일괄 해고 통보를 받은데 이어 주요 대학의 청소 용역들도 단기 아르바이트로 대체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 첫머리에서 "사업주들은 고육지책으로 근무시간 단축 등 편법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고, 남아있는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은커녕 노동 강도만 높아지고 있다"며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사람사는 세상이냐"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분 직접지원은 한시적인 고육책이고 이번 정부 내에 없애고 간접지원으로 연착륙시킬 것'이라고 한 발언을 직격하며 "이 발언에 대해 수정 요구한다. 직접 지원론은 바른정당을 포함해 모든 야당이 반대했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올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극심한 소득 불평등 해소와 저임금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정책"이라며 "가계소득 증대와 내수확대를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고용이 주는 등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어려움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정책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부작용은 이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어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 시장 반응에 대한 정부의 ‘말’

지난 5일 최저임금 테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저임금에 민감한 외식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체감물가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자단체와 함께 편승인상 방지를 위한 가격감시를 강화하고, 담합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도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논란을 키웠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증가에 따른 가격인상에 대해 ‘편승인상’이라고 표현하며 가격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자연적인 시장경제를 무시한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표현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시장의 자연스런 반응을 정부가 직접 나서 옥죄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또한 지난 5일 서울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렵다고 종업원을 해고하면 안된다”고 시장 소상공인들에게 직접 당부한 바 있다.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정부가 물가를 강제적으로 잡을 것이란 뉘앙스가 담겨있어 비판이 거세다.

또한 김 부총리는 한 일간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책이다. 물가 상승 우려는 크지 않다"며 이미 발생하고 있는 물가상승 문제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시장경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헌법개정도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더니 경제도 국가계획체제로 가는 것이냐’, ‘베네수엘라 꼴을 보고도 이러느냐’ 등 SNS 상에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발언에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면 그만큼의 가격이 원가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며 "상승된 원가로 인해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사업주들이 자선사업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높아진 가격에 대해 정부가 개입한다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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