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시장친화적 아닌 인물" 걱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앞)과 베라트알바라이크 재무장관 [이타르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앞)과 베라트알바라이크 재무장관 [이타르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터키의 '제왕적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재무장관에 자신의 사위를 앉혀 경제전문가와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측근들과 과학기술 전문가, 민간기업가 출신 등으로 구성된 내각을 발표하면서 사위인 베라트 알바라이크(40) 에너지부 장관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알바라이크가 임명되자 애널리스트들과 해외 투자자들은 터키 경제의 건전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알바라이크는 지난달 대통령선거 기간 터키 리라화의 약세가 터키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해외 세력의 작전 때문이라고 경고했으나, 투자자들은 경기 과열과 불충분한 고금리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여긴다.

네덜란드 은행 ABN암로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알바라이크의 임명은) 절대적으로 우리가 바라던 바가 아니다"며 "시장 친화적이 아니라 에르도안 친화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르도안도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리라화 가치의 하락이 이어지는데도 금리가 고물가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견지하면서 금리 인상에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내각 구성에서 나지 아발 전 재무장관과 메흐메트 심셰크 전 부총리는 제외돼 외국인 투자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목소리를 낼 사람이 없어졌다고 노무라증권의 경제학자 이난 데미르가 지적했다.

2004년 에르도안의 딸과 결혼한 알바라이크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페이스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하고 건설, 에너지 관련 기업인 칼릭 홀딩스 최고경영자를 맡았다가 2015년 의회에 입성했다.

한편, 그가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에서 리라화 가치는 장중 한때 3.8% 하락해 달러당 4.7488리라에 거래됐다.

리라화 가치는 연초대비 2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물가 상승률은 리라 약세와 경기 과열 조짐으로 인해 올해 들어 계속 두 자릿수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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