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도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싱가포르에서 미북 두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의 모호함을 비판하면서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진전을 요구했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VOA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드너 의원은 “이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북한은 비핵화를 약속했고 그것(북한 비핵화는)은 우리의 목표이자 미국의 법”이라고 했다.

가드너 의원은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후 북한이 저항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며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문제는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도전과제였으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신은 애초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진정한 의도에 회의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늘 외교가 승리할 것이라는 점에 긍정적이어야 하며 외교를 포기해선 안 되지만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때까지 그들에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추측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 소속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도 VOA에 “최근 북한의 태도는 불행히도 놀랍지 않다”며 “김 씨 일가는 늘 변덕스러웠다”고 했다. 루비오 의원은 “내가 틀리길 바라지만 북한은 늘 실질적인 어떤 것에 대한 동의 없이 제재 완화를 받으려 하는 것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VOA에 “트럼프 행정부가 김 씨 일가의 과거 행적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 기대를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마키 의원은 “싱가포르 회담의 모호함은 요구 사항에 대해 두 가지 다른 해석을 낳는다”며 “북한은 미북합의에서 명시된 비핵화가 북한의 핵 능력과 탄도 미사일을 전 세계에 공개해야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은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해체하지 못했다”며 “첫 번째 단계는 북한이 보유한 핵미사일을 공개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다음 단계는 이를 폐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원 외교위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도 싱가포르 미북 합의의 모호함을 문제로 지적했다. 쿤스 의원은 VOA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폼페이오 장관을 존경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합의한 것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허한 약속들에 불과했으며 게다가 중요한 미국의 동맹인 한국, 일본과 상의도 없이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일방적인 약속까지 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미북 합의에는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한 희망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희망은 있지만 시간표나 검증, 투명성에 대한 세부 내용은 전혀 없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과 만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회담에서 이뤄진 ‘합의’라고 알려진 것이 어떤 실질적인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관한 명료함도, 세부 내용도 없어 충격적”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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