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모 사단장(준장), 여군 손 만지며 "손가락 길이 보면 性호르몬 관계 안다"
육군 중앙수사단 "조사 과정서 유사 피해사례 여군 2명 더 있는 것으로 확인"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최근 해군 장성의 성추행 사건에 이어 이번엔 육군에서 유사한 사례가 적발돼, 군 기강 해이라는 비판이 잇따를 전망이다.

육군은 9일 "모 부대 A 장성이 올해 3월께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행위를 일부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 전환했으며, 오늘 보직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계급이 준장인 A 장성은 서울 근교 모 사단의 사단장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A 장성이 여군의 손을 만지는 성추행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육군에 따르면 A 장성은 서울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피해 여군에게 제의한 다음 자신이 운전한 차량에 태워 서울로 와 저녁을 먹었다.

이후 부대로 복귀하던 중 저녁 10시께 피해자에게 손을 보여달라고 요구해 손을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이 과정에서) 가해자가 자신이 심리학 공부를 했는데 심리학 분야 중에 손가락의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장성은 피해자와 관련해 '단 둘이 식사를 했고 차 안에서 손을 만졌다'는 사실 관계는 인정했지만 "대신 불순한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육군 중앙수사단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와인을 시켰다고 했는데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고 했다"며 "음주가 많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A 장성이 올해 3월께 부하 여군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육군은 사건 접수 직후 지휘계통을 통해 김용우 참모총장에게 보고했다. 김 총장은 해당 지휘관의 행위가 엄중하다고 판단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육군 중앙수사단이 직접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육군은 "이번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건 인지 즉시 가해자와 분리 조치(휴가)했고, 2차 피해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A 장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명의 피해 여군이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1차 피해자를 조사하면서 2차 피해자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다른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에 대해 여군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한 명이 더 나와 최종적으로 3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2번째 피해자는 A 장성이 차 안에서 손을 만졌다고 진술했다"며 "3번째 피해자는 (피해 여군) 사무실에서 '손이 왜 이러느냐', '이 다리로 뛸 수 있겠느냐', '살 좀 쪄라' 등의 말을 하면서 손과 다리, 어깨를 만졌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모두 고민을 많이 했고, 고민 끝에 결심해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반기 신고된 군내 성폭력 사건은 42건에 이른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상관의 부적절한 행위나 진급 불이익 등 피해를 우려해 신고하지 않은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