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난민 구조선 아쿠리우스에 구조되기 전 구명대를 목에 건 아프리카 도항자들이 지중해에서 고무보트 위에 빼곡히 들어찬 모습. [AFP=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9일 난민 구조선 아쿠리우스에 구조되기 전 구명대를 목에 건 아프리카 도항자들이 지중해에서 고무보트 위에 빼곡히 들어찬 모습. [AFP=연합뉴스 제공]

지중해에서 난민을 구조하는 비정부기구(NGO)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 이탈리아가 이번에는 북아프리카 불법 도항자들을 구조한 유럽연합(EU) 해군함정 입항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EU 군사작전에 참여한 선박들이 이탈리아 항구에 들어오지 말라고 내주 회원국들에 요청하겠다"고 선언했다.

살비니 장관의 글은 아일랜드 해안 경비함 사무엘 베케트 호가 전날 지중해에서 구조한 도항자 100여명을 이탈리아 메시나의 시칠리아 항으로 데려온 뒤 하루 만에 올라왔다.

EU 역외 국경 담당 기구인 프론텍스는 2015년 난민 사태가 불거지자 지중해 일대에서 밀입국, 도항자 브로커 단속을 목표로 소피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EU 해군함정들은 물에 빠진 도항자들을 구조하는데, 사무엘 베케트 호도 소피아 작전에 참가한 배였다.

이미 이탈리아 교통부는 지난달 프론텍스가 지중해에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동안 프론텍스는 지중해에서 구한 도항자 수천 명을 모조리 이탈리아로 데려왔다.

살비니 장관은 "전 정부가 EU 해군이 구조한 도항자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우리는 달라졌고 앞으로도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반난민 정책을 주도하는 살비니 장관은 지난달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하는 외국 NGO 선박들은 이탈리아에 입항할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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