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도공장 준공식...대통령 간다고 당일에도 행사일정 '깜깜이'
靑관계자들 이상한 발언..."집들이에 초대받아 가는데 '내가 주인을 부른것은 아니다'라는 얘기"
"삼성을 접수한 것처럼 말하네...삼성이 국영기업인가요?"

 

삼성전자가 9일 오후 인도 노이다에서 신(新)공장 준공식을 가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으로 '엠바고'가 걸려 행사 일정과 시간 등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도 이례적으로 자사(自社) 최고경영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는 해외공장 준공에 관한 보도자료를 내지 않아 청와대의 엠바고를 의식해 '깜깜이 준공식'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삼성전자의 인도공장 준공식은 이례적인 모습이 속출했다.

무엇보다도 인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이재용 부회장을 초청한 것은 아니다"라는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속출했다.

지난 6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인도 방문 기간 중 9일에 삼성전자 인도 현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도 당연히 자사의 중요 행사인 만큼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 지지세력 등 일각에서 "대통령이 왜 거길 가느냐"는 기류가 나타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부회장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해외 투자를 하면서 (현지에) 공장 준공식을 할 때 참석하는 인사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전날인 5일에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기자들을 만나 "지금까지 대통령 경제 행사에 누구는 오고 누구는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삼성이 (이 부회장) 참석을 확정해 (현장에) 와서 안내하는 것은 쿨하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일정을 짤 때 삼성 공장 준공식 일정을 고려했느냐는 물음에 김 대변인은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부회장을 만날 계획이고 삼성 공장을 방문하는 것이 대통령의 경제 행보에 변화를 시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발언이 전해지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삼성전자가 문재인 정부에 의해 '국유화' 됐나', '주인이 누군데 마음대로 집주인을 초청하나'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삼성전자의 인도공장 준공식에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초청 여부를 밝힌 것이 주객(主客)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김규나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초대장을 받은 것 같지도 않은 文이 그곳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하며 "삼성회장은 청와대가 초대한 거 아니다."라고 했단다. 분명 한국말처럼 눈에 읽히고 귀에 들리긴 하는데 요즘 저들의 말은 세계적 PC(정치적 사탕발림)보다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삼성이 인도에 공장을 차려서 인도 총리와 삼성 부회장이 가는 것은 당연한거, 대통령이야 가던 말던인 것은 맞는데...청와대가 삼성 부회장을 초대해? 안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지네들이 초대할지 말지를 결정할 자격이나 있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청와대 인도 삼성공장 준공식에 이재용 초청하지 않았다고 황당 주장, 삼성이 언제부터 청와대 소유가 되었는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청와대가)삼성을 접수한 것처럼 말하네', '집들이에 초대받아 가는데 내가 주인을 부른것은 아니라는 얘기', '삼성이 국영기업인가요?'라는 비판섞인 글들이 6일부터 8일까지 줄줄이 올라왔다.

한편 8일 인도 방문을 위해 출국한 문 대통령은 11일까지 3박 4일간 인도에 머물며 삼성그룹 사업장 방문을 포함해 경제와 관련된 일정들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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