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를 "인권불모지"로 규정, "惡說에 놀아나면 모든 게 수포로" 대화중단 겁박
"미군기지 완전철폐, 미군철수 요구가 '항구적 평화체제' 원하는 남조선 민심"

북한 관영 선전매체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6일, 미국에 북한인권 문제 제기 중단을 요구하고 주한미군 철수까지 운운했다. 북한 정권의 주민 인권유린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행태로 각인돼 있고, 주한미군 거취는 미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사안이다.

북한 정부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리선권) 산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본사기자' 명의로 "시대착오적인 대조선(대북) 인권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 "민심의 요구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이 아닌 철폐이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각각 냈다.

우리민족끼리는 전자의 보도에서는 "최근 미국이 싱가포르 조미(북미)수뇌회담을 계기로 관계개선 흐름이 조성되고 조미 후속대화들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속에서도 대조선 인권압박 소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최근 미 국무부의 '2018년 인신매매보고서' 발간, 미 하원의 북한인권법 연장법안 통과 및 북한인권개선 결의안 발의 등을 짚으며 "조미 사이의 관계개선과 평화흐름에 역행하는 인위적인 장벽쌓기 놀음은 그 누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을 문제삼는다면 오히려 인민의 세상에서 사는 우리가 인권불모지인 미국에 대고 할 소리가 더 많다"고 궤변을 늘어놓은 뒤 "빛보다 어둠을 좋아하는 자들, 우리 공화국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사로잡혀있는 자들의 악설에 놀아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대화 중단'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

후자의 보도에서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남조선 주둔 미군사령부 청사 개관식을 계기로 미군기지의 완전한 철폐와 미군철수를 요구하는 남조선 각 계층의 투쟁이 더욱 광범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친북진영의 입장만 담은 주장을 폈다.

이 매체는 용산대책위원회, 녹색연합, 불평등한한미SOFA(주한미군지위협정)개정국민연대, 평택평화시민행동, 평택평화센터, 대추리평화마을,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 등이 지난달 29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사령부 개관을 반대하는 집회를 연 것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조선의 민심은 미군의 기지이전이 아닌 기지 자체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은 너무도 응당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북측이 한국의 문재인 정부와 '항구적이며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용어를 공유하는 점이 눈에 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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