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산업 중심인 '중국 제조 2025' 겨냥해 340억 달러 규모 관세 부과
中 "국가이익 위해 반격"...트럼프 표밭 겨냥한 관세 보복 조치 예고
한국, 美中갈등에 따른 위기요소 62.1%…10개 주요 무역국 중 6위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개시했다.

미국은 6일(현지시간) 예정대로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확정한 산업 부품·설비 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했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중국 제품의 총 50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은 이날 340억 달러를 먼저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는 2주 이내에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에 부과하는 340억 달러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 5055억 달러의 약 7%를 차지한다.

미국이 초점을 맞춘 중국 산업 부문은 항공우주·정보통신기술·로봇공학·산업기계·신소재·자동차 등 중국이 추진하는 '중국 제조 2025' 정책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미국 지식 재산권 침해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며 중국을 압박해왔다. 

이번 관세부과 주요 대상인 340억 달러 규모의 품목은 항공기 엔진·타이어, 일부 승용차·트럭·오토바이·헬기·항공기·우주선, 선박 모터, 원자로, 푸드프로세싱 설비, 착유기·부화기 등 축산설비, 프린터·복사기 부품, 볼 베어링, 범용 스냅 스위치, 변압기, 리튬배터리, 레이더·무선 설비, 엑스레이 등 의료 설비, 현미경·망원경, 산업자석 등이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면서 "(미국의) 이런 관세부과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폭압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중국의 반발이 나오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 조치를 감행하면서 "유보하고 있는 2천억 달러어치가 있고, 그리고 3천억 달러어치가 있다. 500억 달러 더하기 2천억 달러, 여기에 약 3천억 달러를 더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가 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 미국은 추가 5천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동안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포기를 전제조건으로 약 700억달러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미국을 회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하게 나오자 이에 중국은 지난달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농업주와 공업지대의 주력 생산품들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한다는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이 부과한 금액과 동일한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미국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중국이 보복 조치를 감행하면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늘린다면 미국은 2000억 달러(220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하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가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날 미중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오늘부터 시행이 예고된 340억달러 규모의 수입에 대한 관세와 추가적인 160억달러 관세를 부과해도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총 5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2억7천만달러(2017년 대중 수출 1421억달러의 0.2%), 대미 수출은 6천만달러(2017년 대미 수출 686억달러의 0.09%)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같은 규모의 관세 부과로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282억6천만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규모의 약 20% 수준이다. 대미 수출 피해는 1억달러 미만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경제분석기관인 픽셋에셋매니지먼트는 미중간 갈등으로 영향을 받는 세계 10개국을 꼽으며, 한국은 6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한국이 수출입으로 받는 영향의 비중을 62%로 분석하며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가 70.8%로 가장 많은 위험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위는 대만(67.6%), 3위는 슬로바키아(67.3%), 4위는 헝가리(65.1%), 5위는 체코(64.7%)가 차지했다. 한국 다음인 7위에는 싱가포르(61.6%)가 이름을 올렸다. 말레이시아(60.4%)가 8위, 아이슬란드(59.3%)가 9위, 아일랜드(59.2%)가 10위로 각각 평가됐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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