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서막' 개헌 저지선마저 무너지면 진짜 역사의 죄인된다"
"보수정치 실패, 반대편에 무엇이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집요한지 몰랐다"
김성태 비판도…"일방적으로 새로운 갈등 야기 말고 對與투쟁 집중해야"
"방향 확고히 하고 대오 모아야…대한민국 걱정하는분들 마음만 보며 간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초선)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독단적 당 쇄신 드라이브와 '보수이념 해체' 주장을 전면 비판하고, 당 내홍에는 "(반대세력의) 프레임 안에서 자중지란해선 안 된다" 자성을 촉구했다. 

특히 "이대로 가다간 이제 사회주의 서막이 될 개헌 저지선(국회 101석)마저도 무너져 버릴지 모른다"며 "이런 일이 정말 닥친다면 이 시대를 짊어진 우리는 진짜 역사의 죄인"이라고 경고했다. 

전희경 의원은 5일 오후 페이스북에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라고 운을 뗀 뒤 이런 취지의 글을 적었다. 우선 "우리의 가치가 틀린 것이 아니다. 자유, 사적 자치, 재산권의 존중, 법치, 기업가정신, 경쟁, 작은정부, 빈자를 위한 복지와 같은 것이 틀린 것이 아니다"며 "문제는 이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방향을 확고히 하고 대오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정치 실패' 논쟁에 대해서는 우선 "보수정치의 실패가 보수의 참된 가치를 신조로 살아오신 분들의 직장을 잃게 했고, 인생의 황혼을 맞거나 혹은 청춘의 출발을 하는 분들에게 우파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마치 큰 부조리 더미에 휩쓸린 것처럼 주눅들게 했다"고 유권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어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권위주의시대 이후 제대로 된 우파정치의 첫발도 떼지 못한 정치권·정당의 실패가 지금껏 축적돼 있다"며 "(좌경화, 여론영합적 구호로) '선택을 받는' 데 급급했을뿐 그 속에서 진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반대편에 무엇이 있는지, 그들(친북·좌파진영)이 얼마나 집요한지 몰랐다"고 '보수정치 실패'의 원인을 진단했다.

전 의원은 선거 참패 이후 소위 '친박-비박' 계파갈등을 유도하는 언론계 움직임에도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언론이 던져둔 프레임. 우리를 역사에서 지우고자 하는 세력이 던져놓은 프레임 안에서 자중지란해서는 안 된다"며 "이 시대를 어찌 할 것인가. 우리가 출제하고 우리가 풀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자신을 김성태 권한대행 지지성향 의원으로 분류한 시각자료를 포함시켜 보도한 데 대해서도 "기자가 그린 표 어느 칸에 들어갔는지 제겐 중요치 않다"고 일축했다. 

지방선거 이후 세번 열린 의원총회 중 두번 참석해, 첫 의총에선 "우리는 30%, 우리가 너무나 밉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권 폭주를 막아야 하기에 눈 질끈 감고 투표해주신 분들이 계시다. 이분들을 보고 이제 (의원) 113명 우리 모두가 각자 무너지는 댐을 막는다는 심정으로 자기 진지를 지키자"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두번째 의총에선 "김성태 원내대표가 의총도 없이 중앙당 해체 등 당 운명에 대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한 것은 잘못"이라며 "당 쇄신을 성급하게 이야기해서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엄청난 일들을 위해 원내에서 대여(對與)투쟁에 집중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방향을 확고히 하고 대오를 모아야 한다"는 앞서의 발언 취지 아래, '원내대표 직무'에만 충실하라고 충고한 셈이다. 그는 "이 순간에도 불철주야 노심초사 대한민국을 걱정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바라보며 가겠다. 좌절도 우리에겐 사치"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다음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후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전문(全文).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참 답답한 상황들입니다.
앞이 보이기는 커녕 더욱 수렁에 빠지는 듯 합니다.

어려운 시기가 닥칠수록 쉽게 분노하고 좌절하며 그 끝에 될대로 되라는 무기력이 도사리고 있음을 경계합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저 역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위와같은 생각들과 치열한 다툼중입니다. 국민들께서 부여한 정치권에서의 시간에 대한 직업적 충실성의 견지에서도 그리해서는 안되기에 몇 번이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려 합니다.

이대로 가다가 영영 다른 나라에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지켜오고 믿어온 것들, 역사와 신념, 가치관들이 어디로 다 떠내려가 버리는가 하시는 분들께서도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겪고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죄송합니다.

보수정치의 실패가 보수의 참된 가치를 신조로 살아오신 분들의 직장을 잃게 했습니다. 보수정치의 실패가 인생의 황혼을 맞거나 혹은 청춘의 출발을 하는 분들에게 우파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마치 큰 부조리 더미에 휩쓸린 것처럼 주눅들게 하였습니다.

국회가...대놓고 정파적인 이곳 여의도가 오히려 국민들께서 계신 일터, 가정, 이웃들, 집회현장의 매일보다 평온한게 아닌가하여 또한 죄송합니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권위주의 시대 이후 제대로된 우파정치의 첫발도 떼지 못한 정치권, 정당의 실패가 지금껏 축적되어 있습니다. 문민정부, 중도실용,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걸어 선택을 받는데 급급했을뿐 그 속에서 진짜 무엇을 해야하는지, 반대편에 무엇이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집요한지 몰랐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이제 사회주의 서막이 될 개헌저지선마저도 무너져 버릴지 모릅니다. 이런일이 정말 닥친다면 이 시대를 짊어진 우리는 진짜 역사의 죄인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질문을 해봅니다. 그에 대한 답이 서야 어떻게 우리가 해야 하는가 답이 나올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자유, 사적자치, 재산권의 존중, 법치,기업가정신, 경쟁, 작은정부, 빈자를 위한 복지와 같은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문제는 이를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방향을 확고히 하고 대오를 모아야 합니다. 우리에겐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방향으로 폭주하는 이 시대를 손잡고 살아가는 우리는 같은 짐을 지고, 같은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던져둔 프레임. 우리를 역사에서 지우고자 하는 세력이 던져놓은 프레임 안에서 자중지란 해서는 안됩니다.

이 시대를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출제하고 우리가 풀어가야 합니다.

몇분들께서 신문기사를 보시고 제 입장에 대해 궁금해 하셨습니다. 위에 생각이 제 입장입니다. 저는 세 번의 의총 중 두 번 의총 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째. 지선 참패후 첫 의총에서는 우리는 패배했지만 30프로, 우리가 너무나 밉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권 폭주를 막아야기에 눈 질끈 감고 투표해 주신 분들이 계신다. 이분들을 보고 이제 113명 우리 모두가 각자 무너지는 댐을 막는다는 심정으로 자기 진지를 지키자. 누구를 탓하기 전에 역사의 심판에 스스로를 맡기고 국회에서 싸워내자. 젊은 인재들을 모셔서 세대교체를 해야 우리 가치가 국민들께 전달된다. 사람을 키우자.

둘째. 김성태 원내대표께서 의총도 없이 중앙당 해체 등 당의 운명에 대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제 야당이 싸울 힘은 113명 밖에 없는 만큼 의총통해 의논하고 총의를 모아가야 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쇄신을 성급하게 이야기해서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기보다 지금 이순간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엄청난 일들을 위해 원내에 대여투쟁에 집중해 주시길 바란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되도, 아이들 교과서에 자유가 빠져도, 추미애 대표가 토지 국유화를 추앙해도 적시에 견제구 하나 없는 이 무의회 상태를 막는데 집중해 주십시오.

이것이 제 발언입니다. 기자가 그린 표 어느 칸에 들어갔는지... 제겐 중요치 않습니다.

이순간에도 불철주야 노심초사 대한민국을 걱정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바라보며 가겠습니다.

좌절도 우리에겐 사치입니다.

항상 조언해 주시는 페친님들,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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