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다"는 박삼구 발언에 대한항공측 "먼저 지원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기내식 대란'을 둘러싸고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칼(KAL·대한항공)이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는데, 죄송스럽게도 협조를 못 받았다"는 발언에 대한항공이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5일 대한항공은 '기내식 대란' 직후 먼저 나서서 지원을 제안했는데, 아시아나가 호의를 무시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아시아나가 지난 일을 꺼내 책임의 일부라도 덮어씌우려 한다는 주장이다.

아시아나는 지난 3월 25일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 신축 공장에 불이 나자 사흘 뒤인 28일 대한항공에 기내식 공급과 관련해 문의했다.

대한항공은 당시 아시아나 측 관계자들이 우리 시설을 둘러보고,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갔다는 입장이다. 덧붙여 3월 아시아나와 협의가 잘 안 된 것은 시설 부족 등 불가피한 사유 때문인데, 어떻게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에 대한항공이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느냐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기내식 대란' 이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에 먼저 지원을 제안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대란' 사흘째인 3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아시아나 담당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었다며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게이트고메코리아(GGK) 신축 공장에 불이 나자 관세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공정이 아닌 전체 공정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포괄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주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후 아시아나 측이 관세법 저촉 등에 대해 검토하고 내부 보고를 한 뒤 연락하겠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에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다"는 박 회장의 발언을 토대로 본다면, 아시아나측에선 당시 대한항공은 내부적으로 아시아나 미주 노선에 대해 하루 3천식 규모의 기내식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던 만큼 대한항공으로부터 협조를 받지 못했다는 것에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측은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측으로부터 기내식 지원 여부에 대해 연락이 닿았던 것은 맞지만 대한항공의 지원 요청을 수용하지는 않았다면서 지원 제안에 대해 고맙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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