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유치와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과는 무관"
직원 500여명, 총수일가 갑질고발한다며 6일 가면쓴 촛불집회 예정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연합뉴스 제공)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 승객과 국민께 죄송하다"며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변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납품업체 대표가 숨진 것과 관련해 "기내식을 납품하는 재하청 협력업체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 유족께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기내식 납품업체 대표가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 이유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6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 회장은 적극 해명했다. 

그는 "2003년 아시아나항공 케이터링 사업부와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를 각각 지분 20대 80의 합작회사로 설립했고 5년마다 2번의 계약연장을 할 수 있어 올해 6월이 만기였는데 더 나은 조건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업체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은 "LSG가 원가를 공개하기로 했었는데 공개하지 않아 수차례 요청했지만 합의되지 않아 다른 곳을 물색했고 경영 참여, 원가 공개, 기내식 질 등 면에서 아시아나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계약한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3월에 공장 화재로 준비 기간이 늦춰질 수밖에 없어서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기타 협력사와 계약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GGK로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지만 올해 3월 신축 중인 GGK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임시로 3개월간 중소업체인 샤프도앤코코리아에서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이달 1일부터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출발이 늦어진 장거리 항공편이 잇따라 발생했고 출발 시각을 맞추려 '노밀'(No Meal) 상태로 기내식 없이 이륙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협력업체 대표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가 마무리됐다. 이날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2일 숨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협렵업체 대표 A씨(57) 사망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사망과 관련해 타살 혐의점이 전혀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부검 없이 관련 조사를 끝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일부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오는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박 회장의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집회를 개최한다고 나섰다. 참석 인원은 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조현민 전 광고담당 전무의 '물컵 갑질'로 소속 직원들의 시위가 일어나고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폭로전이 일어났던 것처럼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기내식 문제도 박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에 대한 폭로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회 명칭은 '아시아나 항공 노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대한항공 집회와 동일하게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각종 가면을 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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