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지주사 수입, 자회사 배당금이어야…기타 수익 비중 더 높다"
재계 "지주사, 지배구조 개선 요구한 정부가 장려…기타수익 문제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3일 대기업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 및 출자 현황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주회사의 주된 수입은 자회사 배당금이어야 하지만 실제 지주회사의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브랜드수수료, 부동산임대료, 경영컨설팅수수료 등이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대기업 지주회사인 18곳의 수익 구조는 자회사 배당 수익이 40.8%였고 브랜드수수료, 부동산임대료, 경영컨설팅수수료 등이 43.4%였다. 

지주회사 대기업 18곳은 SK, LG, GS, 한진칼, CJ, 부영, LS, 제일홀딩스, 코오롱,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동원엔터프라이즈, 한라홀딩스, 세아홀딩스, 아모레퍼시픽그룹, 셀트리온홀딩스, 한진중공업홀딩스, 하이트진로홀딩스, 한솔홀딩스 등이다.

취임 후 줄곧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를 지적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같은 수입 구조가 지주회사 도입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밝히며 배당 외 수익에 의존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사익 편취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지배 구조 개선이라는 본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총수 일가 지배력 확대와 사익 편취 등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하반기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에 지주회사 규제 강화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지주회사 규제 강화 방안은 이르면 오는 6일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토론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주회사 수익 구조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선 공정위에 대해 재계는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사 전환을 독려해 놓고 이제와서 과도한 규제에 나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회사는 지배 구조 개선 투명성을 위해 정부가 장려한 제도인데 갑자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하면 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되는 것"이라며 "그룹 전체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지주회사가 브랜드수수료를 받는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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