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100년기념委 축사서 "임시정부 '민주공화국' 국체 선언, 100년" 내세워
4.27 판문점회담때 김정은과 내년 임정100주년 공동기념사업 논의사실 전해
1948년 자유민주주의 國體로 한 건국 위협받아…'3.1 운동'은 '촛불'과 엮어
6.25 南侵도 부정하는 北정권과 '공동번영'을 "국민 염원"이라고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3일 1948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에서 눈을 돌리게끔 하는 '임시정부 수립 100년' 띄우기에 다시금 박차를 가했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國號)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국체(國體)로 선언"했다고 강조하며, 아예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 올 2019년 북한과 임시정부 100주년 공동기념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까지 내놓으며, 4.27 판문점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최근 교육부가 독단적으로 올 2020년 중·고교 한국사·역사교과서 시안에서 '자유민주주의'와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용어를 삭제해버린 데 이어, 사실상 내년 남북 정권 합작으로 자유민주주의 국체 부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문화역 서울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 격려사를 통해 "왕정과 식민지를 뛰어넘어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은 100년 동안 잠들지 않았다"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조들은 일제의 불의와 폭력에 맞섰고, 성별과 빈부의 차별, 소수의 특권과 기득권, 불공정과 불평등을 청산하고자 했다"며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공화국을 외쳤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국체로 선언한 것은 그 시기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서울역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옛 서울역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울러 "3.1운동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평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외친 선언이자 실천이었다"며 "지난 촛불혁명은 3.1운동의 정신을 이은 명예로운 시민혁명이었다"고 정권발(發) '촛불' 구호와 3.1운동을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킨 주인공도 국민"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염원하는 국민의 힘이 대담한 상상력의 바탕이 됐고 한반도에 100년의 역사를 열고 있다"고 했다. 

공산주의 적화(赤化) 야욕으로 6.25 '남침'까지 부정해온 북한 정권과의 '공동번영'을 '국민 염원'으로 규정하면서, 정작 헌법에서 대통령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한 자유민주주의 통일은 온데간데 없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임정100년기념위원들에게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면서 "누구보다 청년들이 역사에서 길을 발견하고 공동체의 삶에 자긍심을 가져야 새로운 100년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70년을 이어온 남북분단과 적대는 독립운동의 역사도 갈라놓았다"며 "지난 4월27일 저와 김정은 위원장(김정은)은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기념 사업추진을 논의했고 판문점선언에 그 취지를 담았다"고 했다.

이어 "남과 북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면 서로의 마음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위원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까지 구상해 달라"며 "100주년 기념사업 하나하나가 우리의 역사적 자긍심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열리는 출범식이 새로운 100년을 알리는 기적 소리와 함께 지난 100년을 기념하는 힘찬 출발의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정100년기념위는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로 지난 1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대통령령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설치됐다. 

이 위원회는 2019년에 100주년을 맞이하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사업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나라를 위한 헌신을 기억·기념 ▲대한민국 100년의 발전을 성찰 등의 기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100년의 발전 성찰'기념사업에는 ▲민주화와 인권의 '민주공화국 100년사' 고찰, ▲전쟁과 분단을 넘어 산업화를 일군 '발전사' 조명 ▲과거 100년 성찰을 통한 '치유와 화해'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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