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공개 후 시민평가,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로 흐를 가능성 높아"

KBS공영노조는 3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임기가 끝나는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한 선임 절차가 '인민재판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방통위는 2일 임기가 만료되는 KBS 이사 11명과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9명 선임을 위해 후보자 공모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절차에 대해 공영노조는 "이사에 공모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겠다"는 새로운 절차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이사에 공모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한 뒤, 시민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라고 반문하며 "인물을 검증하고 판단하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이사에 공모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해 시민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은 인민재판식 여론 몰이로,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공영노조는 "방통위는 시민들의 의견을 어떤 절차를 통해 수렴하고, 또 어떻게 반영할 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라"고 촉구하며 "두루뭉술하게 시민들의 의견이라는 명목 하에 공개된 이사 지원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 이어진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방통위가 이번에 내세운 시민평가 혹은 검증제도라는 것은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로 흐를 가능성이 아주 많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도를 넘은 편파, 왜곡 방송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작금의 이 상황을 방통위는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하 전문-
(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공영방송 이사도 인민재판식으로 선임할 것인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8월로 임기가 끝나는 KBS와 MBC등 공영방송 이사들의 공모절차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에 없던 제도가 도입됐다.

이사에 공모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한다. 이 평가내용은 비공개로 하고 이사 선임에서 참고할 것이라고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이사에 공모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한 뒤, 시민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인물을 검증하고 판단하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할 일이다. 그런데도 이사에 공모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해 시민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은 인민재판식 여론 몰이로,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시민들의 의견을 어떤 절차를 통해 수렴하고, 또 어떻게 반영할 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라. 두루뭉술하게 시민들의 의견이라는 명목 하에 공개된 이사 지원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 이어진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또한 시민 의견을 비공개한다고 했지만, 그 내용이 공개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방통위가 이번에 내세운 시민평가 혹은 검증제도라는 것은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로 흐를 가능성이 아주 많다고 본다.

얼마 전 시민단체들이 정당추천제를 없애고, 국민추천제를 하라는 식으로 주장하자, 이를 반영해 시민여론 수렴이라는 어중간한 형태로 타협을 본 것 같다.

하지만 국가나 기관의 제도는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나 압박에 의해 조변석개하는 식으로 바뀌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도 자체의 신뢰성이 없어지고, 그 결정의 권위도 사라진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우리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이후 촛불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독선과 독재가, 방송 내용의 통제를 넘어서, 제도적인 절차까지 특정 정파에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면, 이는 곧 영구적인 방송장악으로 이어지고야 말 것이다.

도를 넘은 편파, 왜곡 방송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작금의 이 상황을 방통위는 직시하기 바란다.

행여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국민’과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민의를 조작하거나 왜곡해 편향된 인물들을 이사로 뽑는다면, 그 책임은 모두 방통위에 있다는 것을 엄중하게 경고해 둔다.

이제 우리는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다.

2018년 7월 3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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