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이은 산업시설 시찰에서 낡은 생산 설비와 일꾼들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 '땜때기식' '마구잡이' 같은 표현을 쓰면서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또 김정은의 발언을 자세히 전하며 "추궁하셨다" "엄하게 지적하셨다" "가슴 아파하셨다"고 보도했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이 신의주화학섬유공장과 신의주방직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책임 일꾼들이 주인 구실을 똑똑히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숱한 단위들에 나가 보았지만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또한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노력 타발(불평)만 한다"며 "이 공장 일꾼들과 노동계급은 난관 앞에 주저앉아 일어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 동면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개선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김정은의 시찰 소식을 전할 때 '만족감'을 표했다는 표현만 사용하며 체제 우수성을 선전해왔던 것과 달리 이례적 보도였다.

또한 김정은이 현지지도를 나가 현장 관계자들을 질타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북한 매체들이 이를 공개하면 책임자 처벌이 뒤따르곤 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도 2015년 5월 대동강 자라공장 시찰에서 당시 김정은은 "공장이 어떻게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기가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이에 돌아오는 차에 오르면서 김정은은 지배인 처형을 지시했고 그 즉시 총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중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특구 사업을 발 빠르게 재개하기 위한 독려 차원이자 동시에 비핵화 협상 장기화로 제재가 유지되고 경제가 뒷걸음칠 경우 그 책임을 내각에 돌리려는 의도로 북·중 접경지역을 찾아 경제 일꾼들을 질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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