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욱 변호사
황성욱 변호사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신임 대법관 후보자에 민변 회장 출신인 김선수 변호사와 '우리법연구회' 출신 노정희 법원도서관장 등을 임명제청한 것과 관련해 자유우파 성향 법조인 황성욱 변호사(법무법인 에이치스)가 "대법관 추천 인사들 코드를 한 번 보자”며 "대법원은 극히 일부의 예에 불과하며 이렇게 자유민주적 근본틀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정권하에서 13명의 대법관이 교체된다. 즉 문통(문재인 대통령)이 선호하는 법관들로 바뀐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 아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87헌법이 아무리 엿같아도 그 헌법이 유지됨으로 인해 여야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며 "탄핵은 그래서 정변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진영 지식인들이 왜 탄핵을 막으려 했냐면 박근혜라는 60대 여자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개인의 자유는 반대세력이 잠재적 수권 가능성이 담보되어야 보장된다. 대의제의 핵심도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관은 극히 일부의 예에 불과하다. 사회 곳곳이 이렇게 완전히 자유민적 근본틀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일반국민들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나라가 망해도 그 순간의 이슈에만 집착하고 아마 그 순간의 위정자에게 돌을 던질 것이다. 망하면서도 왜 망하는지 모르고 받아들일 것이고 잘살게 되어도 왜 잘살게 되는지 모르고 사는게 일반인”이라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그래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위가 중요하고 그 엘리트를 길러내는 것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 민주주의가 결코 엘리티즘을 버릴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탄핵찬성 보수우익들이 탄핵은 정치적으로 어쩔수 없다거나 정당하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무지가 나는 놀라울 따름”이라고 했다.

다음은 황성욱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全文)


대법관 추천 인사들 코드를 한 번보자.

이번 정권하에서 13명의 대법관이 교체된다. 즉 문통이 선호하는 법관들로 바뀐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 아는가.

87헌법이 아무리 엿같아도 그 헌법이 유지됨으로 인해 여야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국민들이 한 세력을 비토해도 당시의 정의가 역사의 부정의가 되는 것을 막기위해 모든 것을 일거에 다 먹을 수 없게끔 후진 헌법이라도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이다.

탄핵은 그래서 정변이라는 것이다.

자유진영 지식인들이 왜 탄핵을 막으려 했냐면 박근혜라는 60대 여자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개인의 자유는 반대세력이 잠재적 수권 가능성이 담보되어야 보장된다. 대의제의 핵심도 이것이다. 민중의 뜻이 절대적 효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책임지지 못하기 때문에 오류교정 가능성을 강제해야하다. 법치주의는 여기서 방파제 역할을 한다.

장삼이사들은 박근혜가 나쁜 대통령이냐 아니냐에만 올인하고 있을 때 자유민주주의 지식인들은 바로 이런 점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대법관은 극히 일부의 예에 불과하다. 사회곳곳이 이렇게 완전히 자유민주적 근본틀이 무너지는 것이다.

일반국민들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나라가 망해도 그 순간의 이슈에만 집착하고 아마 그 순간의 위정자에게 돌을 던질 것이다. 망하면서도 왜 망하는지 모르고 받아들일 것이고 잘살게 되어도 왜 잘살게 되는지 모르고 사는게 일반인들이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위가 중요하고 그 엘리트를 길러내는 것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 민주주의가 결코 엘리티즘을 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튼, 소위 탄핵찬성 보수우익들이 탄핵은 정치적으로 어쩔수 없다거나 정당하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무지가 나는 놀라울 따름이다.

JTBC의 탄핵발 기사가 올라오고 나라가 미쳐갈 때, 소수의 자유인사들이 제일먼저 '헌정질서' 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 단어가 박통 쉴드용어가 아닌 대한민국 쉴드 용어라는 것을 이해하는 자유민주주의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당시 내게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보수여당이나 지식인들 전부 하야든 탄핵이든 정치권력을 보존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시각으로만 사태에 접근했다.

그 절망이 결국은 지금 실현되고 있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문제는 대한민국이지 비박이냐 친박이냐가 아니다라는 기초적인 인식조차 소위 보수정당에 없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정치에 관심을 가질런지 모르겠다. 이제 작업은 손 떼고 나도 지인들과 페북이나 하면서 생존을 모색해야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경제는 폭망할 것이다. 어떤 석학도 예측하지 못한 그 시점에.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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