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소식 열흘전부터 '파다'…하객 400여명 축의금 내려 긴줄 서기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큰딸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당·정·청 회의를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

결혼식 당일 예식장 앞 도로는 식이 열리기 한 시간여 전부터 몰려든 차량 행렬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고 한다. 예식장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 표지판을 세워 두고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식장에 자리한 정부 측 인사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교육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었다.

청와대에선 한병도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용선 신임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선 홍영표 원내대표, 이춘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박영선·유승희·박범계·백혜련·김정우·김영진·임종성·박경미·고용진·이훈·서영교 등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11인도 자리했고, 기초단체장 당선자 상당수도 방문했다.

지난 6월3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딸 결혼식장에서 축하 화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명의로 된 화환만 유일하게 자리했다.
지난 6월3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큰딸 결혼식장에서 축하 화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명의로 된 화환만 유일하게 자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의원 중 하객으로 온 사람은 없었고 옛 민주당 시절부터 추미애 대표와 인연이 있는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만 참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대표가 가까운 지인에게만 결혼 사실을 알렸을 뿐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에게도 청첩장을 돌리지 않았다"며 "정부와 청와대, 민주당 사람들은 알음알음 소식을 전해듣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알음알음'이라고는 하나, 추 대표 큰딸의 결혼 소식은 일찍이 지난달 20일쯤부터 '모바일 청첩장'이 온라인 메신저 등으로 퍼지며 파다했었다. 이를 두고 추 대표가 기자들에게 문자를 돌린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뚜렷한 전파 경로는 불분명하다. 

청첩장에는 "추미애 인사드립니다. 저의 큰딸이 결혼식을 올립니다. 앞날을 축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화환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청첩장을 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왜 축의금은 사양하지 않느냐'는 뼈있는 농담이 오고 갔다는 후문이다.

결혼식 당일 축하 화환은 결혼식장 입구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화환 한개만 놓였다. 앞서 같은달 25일 이후 문 대통령은 엿새째 두문불출하던 중이었지만, 집권여당 대표 가족의 결혼식에 '섭섭'하지 않게 챙겨준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 측은 문 대통령이 보낸 화환 외의 것들은 모두 되돌려보냈다.

당초 예식은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식이 열리기 직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하객들이 황급히 실내 연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때문에 야외에 설치된 축의금 접수대도 흠뻑 젖었다. 당일 축의금 접수 창구 앞에는 400명 넘는 하객이 몰려 긴 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 언론은 "축의금 내려는 이들이 몰리다보니 많다보니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며 기다리다가 빈틈이 생기면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모습이었다"며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대신해 여러 개의 축의금 봉투를 내는 것 역시 일반 결혼식과 같은 풍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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