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비대위 준비위원' 김성원 "진지한 성찰의 결과로서 (논의 중)" 언급해 논란
6월30일 TV조선 '김병준 비대위원장' 유력 보도하면서도 이석수·이정미 거론
차기환 박성현 "상종 불가능" "아예 김정은·이석기 시켜봐라"...일반 당원들도 거센 반발
김진태 한국당 의원 "당 문닫을 거 아니면 그런 일 없다" 공개 반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군 물망에 올랐다는 설이 불거지면서 자유우파 진영에서는 "한국당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조선일보 계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6월 30일 오후 한국당 혁신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10여명 정도이지만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내비친 사람은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前 '노무현 청와대' 정책실장, 現 국민대 명예교수)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정황을 보도했다. 한국당이 이번주 초 의원총회를 열어 김병준 전 부총리에 대한 비대위원장 선임 가부(可否) 의견을 모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했다.

TV조선은 또 "원로급에서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른 박관용,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은 모두 고사했다"며, 이석수 전 감찰관과 홍정욱 코리아헤럴드 회장,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등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TV조선은 특히 한국당 원내대변인이자, 혁신 비대위 준비위원회 위원인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 초선)이 "(이정미 전 재판관) 그런 분이야 말로 제대로 된 과거의 프레임을 바꿀 수 있다"며 "진지한 성찰의 결과로서 (논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는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전직 국회의장들 외 이들 역시 위원장직을 수락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고는 하나, "후보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로 이 중 일부와 조건을 맞추고 있다"는 익명의 한 비대위 준비위원 전언도 보도되면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6월30일자 TV조선 보도 화면 캡처
사진=6월30일자 TV조선 보도 화면 캡처

TV조선 보도 직후부터 한국당은 우파 성향의 적극적·비판적 지지층으로부터 "차라리 문을 닫고 사라지라" "분당하는 게 낫다"는 등 따가운 눈총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정미 비대위원장설이 누구의 생각인지 밝히라"고 추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정미 헤어롤 사건'을 재론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나타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이 전 재판관 비대위원장 거론 사실에 대해 "망하려면 곱게 망해라. 한때 한국당 지지했던 사람들 XX만들지 말라", "차라리 나를 비대위원장을 시키라"는 자조 섞인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게 되자 마자 6.13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근거없는 '우편향 정책·수구적 대북관'으로 돌리면서 일었던 반발보다 더욱 거세다.

우파 성향 국민 사이에 영향력이 큰 전문가·지식인들도 한국당 전면비판 대열에 나섰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 성토'하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를 표하는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차기환 변호사는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전 재판관을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하거나 찬성하는 자들은 도저히 상종 불가능하다"며 "망하려면 빨리 망해야지 꼴사납게 뭐하는 짓이냐"고 성토했다.

박성현 자유시민연대 대표(필명 '뱅모')도 이달 1일 "이왕 하는 김에 좀 더 하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나 이석기(舊 통합진보당 전직 국회의원)를 비대위원장으로 모시자!"고 한국당 지도부와 비대위 준비위를 비꼬았다. 이런 의견에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와보라'고 동조를 표하는 시민들이 눈에 띈다.

한국당 내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내용·절차 모두에 문제를 제기해 온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시·재선)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재판관 비대위원장설이 있지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당의 문을 닫을 것이 아니라면"이라고 공개 반대했다. 김진태 의원은 "반성을 해도 우리가 하고, 혁신을 해도 우리가 한다"며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 자체에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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