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수입산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 시 가격 수천 달러 상승"
세계자동차제조사협회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수입 아닌 232조 관세 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업계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이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업체인 GM도 이같은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미국 내에서도 '고율 관세'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직업을 살린다는 명목 아래 무역전쟁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타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결국 미국의 수입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1일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를 포함해 도요타, BMW, 현대·기아차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관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자사의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관세가 미국 경제와 소비자에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GM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동차 가격이 수천 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이것이 생산량 감소를 초래해 결국 일자리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 정책을 고수한다면 투자와 일자리가 줄고, 임금이 낮아지는 등 역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가 자동차 업계의 공급체인을 무너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추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오히려 GM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요타는 켄터키주에서 생산하는 캠리 승용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30%를 수입한다며 25% 관세를 부과하면 캠리 가격이 1800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MW는 독일, 캐나다, 멕시코, 일본, 한국 등 자동차 수출국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 원칙과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에서 3만6285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70% 이상(2017년 27만2346대)을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자동차, 혼다, 닛산, 도요타 등을 대표하는 세계자동차제조사협회(Association of Global Automakers)는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수입이 아니라 232조 관세 부과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의 미국 공장 생산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하고 미국 내 고용도 악화될 것이라 분석했다.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현지에서 만들어지는데, 생산비용이 늘면 차량 가격이 인상되고 결국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장 생산직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 있는 835개 대리점(dealerships)에서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가 협력사와 함께 직접 고용한 인력은 2만5000명이며,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4만7000명이다.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12개사가 가입한 자동차제조업연맹(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은 25%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차 한 대당 소비자 부담이 평균 5천800달러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또 자동차 생산 감소로 1∼3년 동안 19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고 다른 국가들이 보복에 나서면 일자리 감소가 62만4000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상공회의소도 "정부가 보호하겠다는 자동차산업에 오히려 충격적인 피해를 주고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할 위협이 있다"며 관세에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자동차 조사는 3∼4주 이내에 완료될 예정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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