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시달려온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곧 사임하거나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들과 켈리 실장의 후임에 누구를 선임하는 게 좋을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WSJ은 켈리 실장이 올여름 초, 이르면 이번 주에도 백악관을 떠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켈리 실장의 뒤를 이를 후보군도 거론되고 있다.

WSJ과 로이터통신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와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국장대행을 겸하고 있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이 후보라고 전했다.

WSJ은 “멀베이니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백악관 비서실장 직에 대해 의논했다”며 그 대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백악관 대변인 린지 월터스는 “대통령이 이 기사를 ‘가짜 뉴스’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존 켈리는 그의 동료들에게 “취임 1년인 7월 31일까지 이 자리에 머물러있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WSJ은 “백악관 관계자는 켈리 장관이 더 이상 트럼프를 잘 보필할 수 없다고 믿는다”며 “그 이유는 트럼프가 더 이상 그의 의견을 듣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밀워키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실장 모두 교체설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월터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사를 보고 "가짜 뉴스"라고 했으며 켈리 실장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혼돈에 빠진 백악관에 입성한 이래 '문고리 권력'을 견제하고 정보유출을 막는 '군기반장'(enforcer)을 자처해왔던 켈리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화설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올해로 68세인 해군 제독 출신인 켈리 비서실장은 자신을 재앙으로부터 미국을 구하고 있는 '구원자'로 묘사하면서 백악관 참모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NBC 방송의 최근 보도에 불화설이 증폭됐다.

이 방송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전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비서실장이 심한 언쟁을 벌였으며, 당시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전원 철수 명령을 제지했다고 복수의 관리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지경에 처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을 주변에 피력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18일 복수의 측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