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의 강제 노동 상황은 ‘비극적’”

폼페이오 장관이 미 국무부의 ‘2018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미 국무부 화면 캡처).
폼페이오 장관이 미 국무부의 ‘2018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미 국무부 화면 캡처).

미국 국무부가 16년 연속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8일 ‘2018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을 최악의 등급인 3등급 국가로 적시했다. 3등급은 인신매매 방지 노력을 하지 않고 관련 기준과 규정도 갖추지 않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북한은 2003년 이래 16년째 최하위 등급인 3등급에 분류됐다. 

‘2018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는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난민들과 망명 희망자들이 인신매매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북한여성은 중국에서 감금, 납치, 성매매, 강제결혼 등에 노출되는데 이들이 북한에 송환될 경우 구타와 강제노동, 낙태, 성폭행 등의 탄압을 받는다. 미 국무부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강제 송환될 때 북한당국은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는다”며 "북한당국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무부는 해외에서 송환된 인신매매 피해자들에 대한 처형과 가혹한 처벌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또 수용소와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노동을 중단할 것을 북한당국에 권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정치적 압제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또한 정부의 자금 충원과 다른 불법 활동을 위해 인신매매를 지원하며, 외국기업들에 강제노동을 수출하고, 노동단련 시설들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북한당국이 강제 노동을 후원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국무부는 “해외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 이동, 소통을 제한하는 강압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노동자들의 임금 압류도 중단해야 한다”며 “국제 인권 감시 요원들이 노동자들의 생활과 노동환경을 평가할 수 있도록 허용해 투명성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강제 노동 상황에 대해 ‘비극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 강제노동의 비극적인 실례를 목격하고 있다”며 “막대한 수의 북한주민들이 북한정부에 의해 해외 강제노동 대상이 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주재국 정부의 암묵적 승인 아래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수백 쪽에 달하는 보고서 11쪽에 한복을 입고 노래하며 기타를 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사진을 ‘북한 노동자들은 나라 안팎에서 강제노동과 성매매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는 설명과 함께 올렸다.

또 23쪽에서 탈북 소년 재은 씨의 이야기를 별도로 자세히 소개했다. 재은 씨가 11살 때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할머니가 숨지자 북한당국은 그녀와 언니를 고아원(애육원)에 보냈다. 그러나 그녀는 고아원에서 여분의 옷과 신발을 받지 못했고 목욕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들 자매는 몇 년 후 선교사의 도움으로 중국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보고서 서문에서 “인신매매와의 싸움은 순전히 도덕적인 사안이지만 미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최악의 3등급을 받은 국가는 북한을 비롯해 이란과 소말리아, 파키스탄, 예멘 등 18개 국가다. 미국 정부는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TVPA)에 따라 3등급으로 지정된 국가들에 대해 비인도주의적 구호와 지원금, 교육·문화 교류를 중단할 수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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