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소득주도성장' 급진정책 실패 불구 "수십년 고착화된 압축성장 탓"
"세계 석학이 최저임금·근로시간 방향 안틀렸다 해…2년차에 가시적 성과 기대는 성급"

더불어민주당이 '미국식 모델 실패'를 주장한 일부 해외 경제학자 등의 언급을 빌어 "정부와 여당의 경제정책을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등을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기조"라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이에 해당하는 정책이라고 강변했다.

민주당은 28일 오후 박경미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의 말"과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의 말"을 소개한 뒤 이같이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향신문 주최로 열린 '2018 경향포럼' 기조강연에서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 3만달러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이런 혜택을 사회 모두가 누리지 못하는 것은 낙수효과에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낙수효과를 강조한 미국식 모델은 완전히 실패했다. 한국은 성공한 북유럽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말했다.

또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 참석해 "주 52시간도 선진국 대비 많은 시간"이라며 "한국도 선진국인데 그렇게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한다니 놀랍다.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세계적 명성의 석학들이 우리나라를 찾아 한국경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핵심은 한가지, 파이를 키우는데만 열중했던 경제성장의 폐해가 유례없는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빠졌다는 뼈아픈 진단"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경제정책의 기치로 내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압축성장으로 부작용을 앓고 있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기조"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이 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마음껏 시도할 수 있도록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들을 정비하는 것 모두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당 원내지도부가 최근 한국노총, 대한상의 등과 정책간담회 등을 가졌다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민생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최근 1년간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여론 악화를 만회하려는 듯, "수십년 고착화된 우리 경제의 나쁜 체질을 단기간에 바꿀 수는 없다"며 "이제 막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정부의 경제정책에 벌써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건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며 "세계적인 석학들이 그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있다. 정부와 여당을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이처럼 '장기적 성과'를 강조했으나, 민주당은 지난 20일 고위 당정청 협의 등에서 국민 혈세를 재원으로 한 정부재정 확대 등 '단기 처방'에 더욱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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