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더 치열하게 규정과 씨름하고 타성과 싸워야한다"고도 언급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7일 오후 대통령이 주재할 예정이던 제2차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준비 부족'으로 연기하자고 건의했다고 알려진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규제혁신 관련 "관계부처들은 결과를 더 많이 내달라"고 채근하고 나섰다.

이낙연 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현장에서 규제가 혁신되고 있다는 실감이 적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날 청와대는 오후 3시 규제혁신점검회의를 2시간여 앞두고 취소한 것이 이 총리가 "민간의 눈높이로 봤을 때 (내용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일 정오 무렵 대통령의 오후 일정 취소 사실이 알려지자 관계부처 직원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었다는 정황으로 미루어 '상향식 결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정작 회의 준비를 맡은 국무조정실(총리실)은 언론에 회의 전날(26일) 수십쪽 분량의 사전자료를 배포하는 등 준비 부족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도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총리의 건의가 회의 연기의 주된 이유라고 누차 강조했다. 뒤늦게 문 대통령이 '감기 몸살'에 걸려 오후 일정들을 비웠다면서도 회의 연기에 관해서는 이같이 설명했다.

이 총리는 규제혁신의 폭을 더 넓히고 속도감을 높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내용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와 개인정보 규제개혁 등 핵심규제 2건의 경우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 총리는 규제혁신 회의 연기를 계기로 "훨씬 더 치열하게 규정과 씨름하고 타성과 싸워야 한다"면서 "이해관계자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가치의 충돌을 더 깊게 조정해야 한다"며 "법률이 금지하지 않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거나 하위 규정을 정비하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회에도 규제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그는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법안 4건과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포함한 규제혁신 법안들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장기간 처리되지 않고 있다"며 "법률이 바뀌지 않으면 행정부가 할 수 있는 규제혁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앞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2대 0으로 꺾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치하했다. 현 정부에서 이뤄진 두차례 남북정상회담, 6.12 미북정상회담과 이번 독일전 승리를 결부시켜 "또 현실이 상상을 앞섰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문 대통령 건강에 대해 "빠른 쾌차를 빈다"고 적었다. 규제혁신점검회의에 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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