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단계 쪼개는 '살라미 전술' 가능성도 인식, 감시할 것" 언급
대북 전문가 인력 부족, 中 개입 노골화까지 삼중고
6.25 미군 유해송환·폼페이오 방북일정 조율도 순탄치 않은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북 협상 과정 중 북한의 비핵화 시간끌기 전략, 중국의 막후 개입, 국무부 내 북핵 인맥 풀 부족 등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이날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8일 강경화 장관과 21분가량 통화하면서 대북 협상 관련 '삼중고'를 털어놨다고 전하며, 그가 지난 25일(미국 현지시간) "비핵화 시간표를 두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협상 파트너'가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미국이 제시한 일종의 '협상 계획서'에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라고 강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단계를 쪼개 시간을 끄는 '살라미(꼬리 자르기) 전술'을 쓸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워치(감시)'하겠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은 미 국무부에서 활용 가능한 '대북 전문가 풀'이 넓지 않다며 답답함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협상과 관련해 자신에게 상당 부분 전권(全權)을 넘겼다고도 했다. 

아울러 중국을 지목하며 그 행보를 경계하는 발언도 내놓았다고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3달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3차례나 중국으로 초청해 회담을 가지며 북중혈맹 관계를 대외에 과시한 바 있다.

동아일보는 "(북측의 6.25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도 이번 주 초가 될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북한은 아직 송환 날짜를 확정해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북한이 비핵화 후속 합의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도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 측은 최근 다시 북한 측과 급하게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방북 일정이 지연되면서 미-북 비핵화 협상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세간의 목소리가 커지자 미 정부에서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전언을 소개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내 대북실무팀을 강화하는 방안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6·12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실무 의제 조율을 주도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조셉 윤이 맡았던 대북정책특별대표 또는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로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김 대사는 필리핀대사로 부임한 지 1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만큼 대사직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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