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 이 나라에 일반시민을 뒷조사한 선례가 또 있는가
[정규재 칼럼] 이 나라에 일반시민을 뒷조사한 선례가 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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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만여 애국시민의 금융계좌를 들추어봤다니
-경찰청장, 김부겸 장관,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정규재 대표 겸 주필
정규재 대표 겸 주필

펜앤 이슬기 기자의 특종 보도로 경찰이 태극기 집회에 후원금을 냈던 2만여 애국시민들의 통장을 뒤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슬기 기자에게는 고맙고 잘했다는 격려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신생 매체인 펜앤의 책임자로서는 자부심을 가져본다.

그러나 이 얼마나 놀라운 이야기인가. 이 소식을 들게 된 애국 시민들도 크게 놀라고 분노했을 것이다. 경찰이 2만여 일반 애국시민의 은행계좌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이 나라가 감시 국가이며, 정치사찰의 국가이며, 빅 부라더가 지배하는 1984의 국가라는 것을 말해주는 명백한 증거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평범한 일반 국민들의 생활을 무차별적으로 뒤지는 이런 일은 자행된 적이 없다. 대한민국은 어쩌다 이런 국가로 전락하였는가. 국민의 은행계좌를 뒤집고 다니는 이 따위 버릇은 과연 언제부터 허용되었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이 독재국가요, 흥신소의 국가로 전락하였다는 것이어서 두려울 따름이다.

우선 경찰과 그 책임자인 김부겸 행자부 장관, 그리고 그들의 최종적인 지휘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유야 어떻건 이 정부는 민주주의를 유린하였고, 개인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약속을 위반하였으며, 경찰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였고, 정권의 존립을 위하여 애국 시민들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였으며,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방해하기에 이른 것이다. 시민들에 대한 사찰이라니. 이런 일은 현 정권이 독재체제라고 비아냥댔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물론이고 심지어 70년대에도 있어본 적이 없다.

6개월의 금융거래조사 통보 유예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최근에야 통보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어떤 뒷조사가 경찰과 검찰, 그리고 이제는 간첩 잡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더더욱 한가해진 국정원 요원들에 의해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길조차 없다. 모함과 음모, 술수와 거짓말이 켜켜이 허구의 분노를 장장더미처럼 쌓아올린 가운데 탄핵의 화염이 불타오르던 바로 그 당시, 오로지 진실을 말하고, 사실을 듣고자 주말마다 대한문과 청계천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었다. 그 수만, 수십만이 운집한 집회를 유지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걷었던 것을 그 기부자까지 뒤지고 있다는 것은 국가에 의한 시민 겁주기요, 국가에 의한 집회의 방해요,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에 대해 국가에서 그 옳고 그름을 식별하겠다는 동물농장의 완장 증후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소위 촛불 시위자나 기부자 중 그 어떤 사람도 국가로부터 금융계좌를 조사받았다는 사실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폭력이 불타올랐던 과격한 반정부 시위에서조차 그런 뒷조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찰과 권력이 그 국민의 절반을 적대시하고, 그들을 옥죄고 겁주어 장차의 정치적 반대를 예비 검속하여 탄압하려는 속셈이 아니라면 어떻게 일반 시민에 대한 무차별 사찰을 하였다는 것인가.

만일 이 나라 최고 권부인 청와대와 대통령이 이 사실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권력이 시키고 하수인들이 수행한 국가의 음모요, 시민에 대한 국가의 테러라고 생각할 수 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 그동안 애국적 보수시민들의 집회와 시위는 언제나 평화로웠고, 폭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언제나 준법의 틀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 누가 광장에서 위협적인 횃불을 흔든 적도, 괴기스런 인형을 만들어 화형식을 준비한 적도, 단두대를 만들어 멀쩡한 사람을 작두로 쳐내는 폭력과 공포의 시늉을 낸 적도, 어린아이들에까지 사람의 인형을 던져주어 발로 차고 다니도록 한 적도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정부가 하는 짓을 보라. 촛불세력들이 즐겨 사용해왔던 폭력적이고, 과격하며, 공권력을 유린하는, 과격한 행태의, 그래서 금지되어야 하는 집회와 시위라는 것을 거꾸로 애국시민들의 평화적인 집회에 투사하여 뒤집어씌워서 단속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런 식의 금융거래 뒷조사는 금융거래의 비밀을 보장하는 금융실명법의 입법 취지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경찰은 조사 방법론상 필요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터무니 없다. 금융계좌에 대한 무차별적인 뒷조사가 평화적이며 민주적인 시위를 뒷조사하는데 동원되거나 그 절차로서 행사된다는 것을 수용하는 국가는 이미 문명국가가 아니다. 이런 전대미문의 뒷조사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그동안 은밀히 나돌던 관련된 풍문들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없다며 한 가닥 미련을 버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한 번 이 정부에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관련자를 처벌하고, 사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정규재 대표 겸 주필 jkj@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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