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제수석 윤종원-일자리수석 정태호-시민사회수석 이용선
靑 "소득주도성장 속도 내겠다"...실패한 정책 계속 이어나갈 방침 천명
홍장표 前경제수석은 정책기획위 산하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으로 옮겨
'드루킹 특검 조사 대상'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은 정무비서관 전보조치
野 "소득주도성장 문제점 인식하라" "수석에 정책실패 묻는 만기친람"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일부 수석비서관 및 비서관들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청와대 수석급 인사 교체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사퇴한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여 만으로, '경제·일자리 라인 교체'가 가장 눈에 띈다.

이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명의로 된 인사 발표자료에 따르면 경제수석비서관에는 윤종원 주 OECD 특명전권대사(58)가 임명됐다. 또 반장식 수석이 맡던 일자리수석비서관에는 정태호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55)이 임명됐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새로이 인선됐다.

문 대통령은 또 사회혁신수석의 명칭을 '시민사회수석'으로 바꾸고 기존의 하승창 수석에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양천을 지역위원장(60)으로 교체했다. 또 조한기 현 의전비서관을 대통령 부속실장에, 김종천 대통령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을 의전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송인배 현 제1부속비서관은 '드루킹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입장 등을 고려해 정무비서관으로 전보 조치했다.

(왼쪽부터) 26일 새로이 임명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정태호 일자리수석비서관, 이용선 시민사회수석비서관(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26일 새로이 임명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정태호 일자리수석비서관, 이용선 시민사회수석비서관(사진=연합뉴스)

임종석 비서실장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 교체 배경에 대해 "지난 1년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을 정립하는 기간이었다"며 "정부 출범 2기를 맞아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더욱 속도감 있게 실행함으로써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실 수 있는 성과를 신속하게 도출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정통 관료출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인간 중심 경제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힘있게 실행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윤종원 수석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정태호 신임 일자리수석의 경우 "정당과 청와대에서 정책분야를 두루 경험한 능력이 검증된 정책통으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의제인 일자리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임 실장은 소개했다.

정태호 수석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대변인,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을 지냈다. 민주통합당 시절 정책위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현 정부 출범 후 정책기획비서관에 임명됐다. 
 
임 실장은 또 "그동안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틀을 짜왔던 홍장표 경제수석을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을 더욱 구체화하고, 중장기적 밑그림을 탄탄하게 그리라는 특명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이용선 신임 시민사회수석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경실련 기획실장,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및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청와대는 이용선 수석에 대해선 "30여년간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쌓아온 정책경험과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소통의 창을 더욱 확장시킴으로써 각계 시민사회의 혁신적 사고와 창의적 제안들을 정책화 시키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제정책 실패와 관련해 논란이 많던 장하성 정책실장은 유임됐다. 

26일 청와대 참모진 인사 부분 개편 과정에서 유임 결정된 장하성 정책실장.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으로 명명한 경제 노선을 사실상 주도하는 인물로, 최근 정책 실패 등을 둘러싸고 사의 표명설이 돌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26일 청와대 참모진 인사 부분 개편 과정에서 유임 결정된 장하성 정책실장.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으로 명명한 경제 노선을 사실상 주도하는 인물로, 최근 정책 실패 등을 둘러싸고 사의 표명설이 돌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야권에서는 경제수석·일자리수석 교체를 두고 '경질성 인사'로 간주하고, 소득주도성장의 '속도를 내겠다'는 정권 입장과 달리 노선 변경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윤영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가 어려운 한국경제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면서도 "신임 수석들은 현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과 한계를 올바로 인식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현실적 대안을 대통령께 직언해 주시라"고 밝혔다.

윤 수석대변인은 OECD·IMF 등 분석을 인용해 "해외에서까지 우리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을 경고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서민층과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현실을 인식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제정책으로 국민의 고통을 덜어달라"고 했다.

또한 "특히 대기업의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을 적극 검토해 일자리 만들기에도 힘써주길 기대한다. 일자리는 결국 기억과 시장이 만들기 때문"이라며 "(좌편향된) 이념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제, 국민경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른미래당은 신용현 수석대변인이 논평에서 "(이번 인선은)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악화만 된 일자리 위기, 수출 위기, 물가 위기에 대한 경질성 조치"로 규정하고, "경제실정에 대한 책임을 공식적인 경제 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가 아닌 청와대 수석들에게 물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는 정부의 경제정책 총괄 권한이 경제부총리가 아닌 청와대에 있었으며 만기친람식의 국정운영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무엇보다 가장 책임이 큰 장하성 실장에 대한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생색내기 인사'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소득주도성장은 이론적으로도 근거가 없고 집권 이후 지금까지 소득격차, 양극화만 확대시키며 실패만을 거듭해 해왔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며 "수석을 교체하는 정도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수렁에 빠지기 전에 문 대통령은 야당의 대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