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 이은 북한식 저팔계 외교..."국제 갈취이자 악당행위"
싱가포르 정부가 24일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미화 1천 200만 달러(한화 약 133억 8720만 원)를 지출했다고 공식 밝혔다. 북한은 교통비와 호텔 사용료 등 정상회담 경비 대부분을 외국정부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1630만 싱가포르 달러, 미화 12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대부분의 돈을 보안 유지에 썼다며 자세한 지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회담장 인근에 보안을 위해 수천 명의 경찰을 배치해 시위대의 폭력사태와 확성기 사용을 막았다. 또 김정은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숙박비와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 인사들을 위해 비용을 대신 지불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 장관은 앞서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에 김정은의 호텔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정부는 미디어 센터 설치와 서비스에도 약 4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반면 북한은 항공기는 중국정부에 의존하는 등 경비를 거의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외무부가 밝힌 1200만 달러는 앞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밝혔던 1500만 달러보다는 300만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싱가포르 일부 국민은 SNS 등을 통해 정부가 김정은과 북한 대표단의 회담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마케팅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정부가 이번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지출비용의 약 10배 이상 국가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의소리(VOA) 따르면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정권이 국가 자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노동자를 해외에 파견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정작 호텔 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없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 정보당국 고위직 출신인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왜 아무도 북한정권에 스스로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는 “평양의 정권은 가난하지 않다”며 국제관례를 깨고 경비를 외국정부나 단체에 의존하려는 김정은 정권의 행태는 ‘국제 갈취이자 악당행위’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