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한게 잘못? 애꿎은 초선 박성중에 책임 미루지 말고 누가 한말인지 밝혀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독단적인 당 쇄신안과 이른바 '박성중 메모' 파문에 따른 당내 비판을 "친박(親박근혜)의 망령"으로 규정한 데 대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쏘아붙였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김성태 (권한대행이),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났다고(한다)"라고 운을 뗀 뒤 "가만 있는 내 목을 친다고 한 사람이 누군가? 의원총회에서 그걸 항의한 게 잘못인가?"라고 반문을 거듭했다.

김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래놓고는 친박에게 뒤집어 씌운다"면서 "있지도 않은 친박에 기대어 정치생명을 연명할 생각 말고 쿨하게 (권한대행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무성, 김성태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복당파 중) 애꿎은 초선 박성중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고 탈당파 모임에서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군지 밝히라"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6월19일 언론 보도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등에 공개된 일명 '박성중 메모'

실제로 김성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계파간 전쟁을 암시하는 듯한 메모를 언론에 노출시킨 박성중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징계 회부한다고 예고했지만, 구체적 잘잘못 지적 없이 "계파 갈등의 불씨를 지핀 행위"라고만 언급했다.

'의총에서 계파갈등이 불거졌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질문에는 "당 쇄신과 혁신, 변화를 통해 우리가 거듭 태어나는 진정어린 모습이 필요한데, 정작 쇄신을 논하기보다는 다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앞서 지난 19일 오전 이른바 복당파 조찬 모임에 참석했다가 뒤이어 초선 의원 모임에 합류했는데, 그 자리에서 조찬 모임 때 적어 둔 메모를 휴대전화에 띄워놓고 있던 것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메모에는 '현안회의(2018.6.19)'라는 제목에 이어 우선 ▲1. 중앙당 슬림화-원내정당화 ▲2. 혁신비대위-명망인사 ▲3. 당해체→권(리)당원 비난 *김성태 등 김 권한대행의 독자 당 쇄신안에 대한 요지가 적혔다.

그 다음에는 ▲4. 친박·비난 싸움 격화 ▲5. 탈당파 비난 ▲6. 중도적 의견파→존재 ▲7. 친박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박명재, 정종섭 등등 ▲8.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 / 목을 친다 등 쇄신안에 대해 엇갈린 당내 평가, 향후 구 친박계와의 '목을 친다'는 대응 전략 등이 드러나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비상의원총회에서 "'목을 친다'는 부분은 친박계가 (세력화 후) 비박계의 목을 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적은 것"이라고 비공개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일 복당파 조찬 모임에서 '누구'의 발언 또는 의견을 받아적은 것인지, 모임의 성격이 무엇이었는지 등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조찬에 참석했던 김 권한대행 역시 마찬가지다. "가만 있는 내 목을 친다고 한 사람이 누군가",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 등 김 의원의 반응은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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