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대행직 사퇴론에 "일부 몇사람 목소리에 거취 흔들릴 이유 하나도 없다" 주장
정작 계파없는 4선 중진, 非朴 5선 심재철 측 주최 토론도 김성태·복당파 정면겨냥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첫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중앙당 해체·보수이념 해체' 쇄신안 발표의 독단성, 소위 김무성계 복당파 일원으로서 '박성중 메모' 등 책임론에 직면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내 비판을 "정말 지긋지긋한 친박(親박근혜)의 망령"으로 치부했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22일 국회 원내대표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계파갈등이 불거졌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질문에 "당 쇄신과 혁신, 변화를 통해 우리가 거듭 태어나는 진정어린 모습이 필요한데, 정작 쇄신을 논하기보다는 다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6월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6월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그러나 자신에 대한 비판을 전부 '친박의 망령'으로 일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21일) 의총에서 신상진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로서 (권한대행직) 사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쇄신안은) 의원들끼리 합의된 것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민주적인 절차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한선교 의원 역시 "선거 (패배) 책임도 있고 대행을 맡으면서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본인의 독단적인 결정이었고 그로 인해 분란만 일으켰다"고 짚었는데, 정작 두 의원은 각각 비박·범친박계로 분류돼온 계파색이 옅은 4선 중진이다.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을 앞장서 성토하긴 했지만,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의 공감대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친박 일원으로 분류되던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김 권한대행을 비호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날 '친박으로 분류된 적 없는' 5선 심재철 의원이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보수그라운드제로' 난상토론에서는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명지대 교수),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이 김무성계 복당파를 겨냥 "적폐·수구세력임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는 것은 여당의 프레임에 스스로 들어간 것"이라거나 "(친박에 이어 비박 복당파가) 당을 완전 작살냈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밖에 김 권한대행은 지난 19일 복당파 조찬에 참석한 뒤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 필요' '목을 친다' 등 메모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남긴 모습이 포착돼 물의를 빚은 박성중 의원에 대해서는 "또 다른 계파갈등의 불씨를 지핀 부분, 잘못이 있다. 그래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징계 예고 수준에 그쳤다.

대행직 사퇴 여론에 관해서는 "일부 몇 사람의 목소리가 있다고 해서 제 자신의 거취가 흔들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며 당대표에 준하는 권한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총을 다시 열 수도 있느냐'는 물음에는 "더 이상 의총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의총을 통해 의원들과 다시 공감, 공유할 일이 있으면 충분히 하겠다"고 즉각 덧붙였다. 그러나 "당 쇄신과 변화를 위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쇄신 논의는 소홀히 한 채 갈등과 분파적인 부분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혁신비대위 출범 작업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내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도록 하겠다"며 "준비위원장은 아직까지 판단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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