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 증세에 앞서 예산낭비 개혁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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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6.22 09:46:24
  • 최종수정 2018.06.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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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지출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어야
비효율적인 예산의 낭비를 제거하는 재정개혁 필요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최근 경제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복지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선거 등 선거를 치를 때마다 복지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복지지출은 전체예산의 34%로써 14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복지지출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우리경제가 그 재원을 감당할만한 것이냐 이다. 재원조달이 뒷받침 안 되는 복지 등 각종지출은 결국 국가부채 증가가 되어 후세대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복지 등 정부지출을 늘리면서 국민부담이나 국가부채는 안 늘리겠다고 주장한다. 증세 등으로 국민부담을 늘리는 것은 국민들이 싫어하므로 증세는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증세를 하더라도 일부 고소득층의 소득세나 국민들이 부담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법인세 등을 조정한다. 

현 정부는 지난해 5억 원 이상의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율을 40%에서 42%로 인상하였고 법인세 과표 2,000억 원 이상에 대해서는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였다. 또한 정부는 금년 중 재산세와 종합부동산 증세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이 세금인상 등 돈을 더 걷는 데는 관심이 큰 반면 기존 예산의 낭비를 제거하여 재원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2018년 정부예산이 420조원을 넘는다. 많은 예산이 선례답습 방식으로 편성되어 여건변화에 뒤떨어진 비효율적인 예산이 적지 않다. 재정개혁을 할 경우 기득권을 잃게 된 집단들이 반발하게 마련이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이 유권자의 표를 과거보다 더 의식하게 됨에 따라 오랫동안 제대로 된 재정개혁을 못하였다. 따라서 여건변화에 뒤떨어진 비효율적인 예산이 많다 

예를 들어본다. 우선 교육재정의 개혁이 필요하다. 전국의 초중고의 예산 대부분은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으로 충당된다. 현재 내국세의 20.27%가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이다. 현재 교부율은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그동안 저출산 영향으로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으나 교육 교부금은 GDP가 증가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즉 학생 수는 2000년 855만 명에서 2016년에 664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줄어드는데 교육 교부금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도의 모 중·고등학교는 학생 15명에 교직원이 23명이다. 전국에 이와 유사한 학교가 많은데 통·폐합은 미흡하다. 이런데도 최근 교육대학생들이 반발한다고 신규교사 선발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였다.

쌀 지원제도도 비슷하다. 쌀 소비는 급격히  줄어드는데 생산은 줄지 않아 재고량은 계속 늘어난다. 일인당 쌀 소비는 1985년 144kg에서 2016년에는 62kg 으로 줄었다. 그러나 매년 쌀 생산량은 수요를 초과해 2017년 3월말 쌀 재고량은 229만t으로 적정재고 70만t의 3배를 넘었다. 200만t의 재고비용만 년 6000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 이렇게 쌀이 남아도는데도 쌀 생산 농가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있다. 2017년 쌀 생산 농가에 주는 쌀직불제 보조금 예산(공공비를 포함)이 2조 3천억 원으로 농업예산의 20%를 상회하였다. 쌀이 농가 소득에 중요한 소득원임을 감안하더라도 언제까지 이런 지원을 해야 하나?

정치권의 세금 빼먹기도 도가 지나치다. 대통령선거 시 주요정당은 선거비용 명분으로 국고에서 보조금을 받는다. 그 후 선거가 끝나면 유효득표 15% 이상을 득표한 정당은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받는다. 대통령선거를 명분으로 2중으로 국민의 세금을 받는다. 그 결과 선거가 끝나면 각 정당은 재산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문제를 지적하여 개선을 권고하였는데 정치권은 요지부동이다.실제로  민주당은 2017년 대선 후 중앙당 재산이 82억 원에서 163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이상 몇 가지 비효율적 예산 사례를 예시적으로 제기하였다. zero-base에서 검토하면 개혁해야 할 예산은 많다고 본다. 전체 예산의 5%만 절감해도 20조 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세출예산 개혁은 기존 수혜자 반발이 큼으로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므로 역대 정부가 개혁을 하지 않았다. 생활고로 자살하는 국민에 대해 예산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지원 못하면서 한편으로는 학생보다 더 많은 교직원, 2중 선거자금 지원 등의 예산낭비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세금의 비효율적 사용은 사회정의 면에서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는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 등에 대해 많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비효율적 예산 개혁은 전체 국민 생활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적폐청산 과제이다. 다행히 현재 정부의 국민적 지지도가 높다.  재정개혁을 할 적기라고 본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전 건설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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