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퇴임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 후임 자리에 앉을 대법관 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소위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로 고위 법관들과 대립 중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확실한 코드 인사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0일 오후 3시 대법관에서 회의를 열고 신임 대법관 3명의 후임으로 노태악(사법연수원 16기)·김선수(17기)·이동원(17기)·임성근(17기)·한승(17기)·문형배(18기)·노정희(19기)·이선희(19기)·이은애(19기)·김상환(20기)을 깁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이 중 현직 법원장은 노태악(56) 서울북부지법원장, 한승(55) 전주지법원장, 이동원(55) 제주지법원장, 노정희(55) 법원도서관장 등 4명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출신 김선수 변호사는 유일한 비(非)판사 출신이다. 김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일했다. 여성 법조인은 노정희 관장, 이은애 부장판사와 함께 이선희(53)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등 3명이 추천됐다.

한편, 법원 내외부 인사 10명으로 구성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 추천을 위한 외부 의견 수렴 과정에서 좌파 성향 인사만 만나 ‘편파 수렴’ 논란을 일으켰다. 김 대법원장의 ‘코드 인사 재현’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소속된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지난 18일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지난 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노동위원장과 여성위원장, 소수자인권위원장을 면담했다. 12일에는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한상희 전 소장을 만났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직권 남용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좌파 성향 단체들이다.

그는 또 전직 민주노총 법률원장인 권두섭 변호사를 비롯해 한겨레·경향신문 법조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전직 대법관 2명과 대법관추천위원장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도 만났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경찰청 인권수호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던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경찰에 요구한 인물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가 ‘코드화’를 공식화하는 것인는 비판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그가 회장을 지냈던 좌파 성향 판사 소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법원 요직을 장악한 상황에서, 대법관까지 ‘코드 맞춤’ 인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