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南北회담 당시 김정은이 김영철 공개 면박줬다는 '임종석 전언' 계기
우상호 "이렇게까지 끌고오는데 北 내에서 반대 컸다는 것" 해석도
靑 김의겸 대변인, "터무니없는 소리…들은 적도 전달한 적도 없어" 임종석 말 옮겨
의원실 "우상호, 해외 휴가중…내용 파악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文대통령은 오늘 러 언론과 인터뷰서 "김정은, 연장자 존중 예의바른 모습"

(왼쪽부터) 각각 '전대협' 1기 부의장·3기 의장 출신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왼쪽부터) 각각 '전대협' 1기 부의장·3기 의장 출신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두 인물은 서울 용문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반미(反美)·친북(親北) 학생운동권의 대표 조직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지도부 출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1기 부의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3기 의장)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상황을 놓고 때 아닌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이 정기 출연하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임종석 실장에게 들은 얘기'라며 "김정은이 솔직하게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하더라. 문재인 대통령도 놀랐다", "(김정은이) 그 사람(김영철 부위원장) 있는 데서 '저 사람 밑의 급하고는 얘기가 잘돼서 뭘 좀 추진하려 했는데, 저 사람만 들어오면 그게 잘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임 실장에게 들은 일화에 대해 "이렇게까지 (대화 국면을) 끌고 나오는데 북한 안에서도 큰 반대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핵 포기한다 그러면 군부가 좋아하겠나"라고 견해를 밝혔다.

우 의원이 임 실장을 인용해 전한 김정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화를 통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북한 군부가 반대한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그 내용대로면 북한 내부의 갈등을 북한 최고지도자의 입으로 공식 확인한 격이 된다.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더라도, 정상회담 배석자였던 임 실장은 비밀을 엄수해야 되는 위치에 있다. 공식 발표가 아니라면 정상의 발언은 타인에게 누설해선 안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기 출연하는 팟캐스트 방송 '아개정'

우 의원의 발언에 청와대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임 실장이 직접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우 의원이 전달했다는 임 실장의 말에 대해서, 임 실장이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전달한 적도 없다.' 이게 임종석 실장의 공식적인 워딩(어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도 "김 위원장(김정은)이 거의 뭐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 만찬이라면 수십 명이 있는 자리인데 반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적어 보인다"며 "편집된 기억, 기억의 편집이란 게 있다. 우 의원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저기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기억이 편집되는 과정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벽을 쳤다.

우 의원의 발언을 놓고 '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하다가 무리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우 의원실은 김정은이 김영철 때문에 일이 잘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들은 적도 없다는 임 실장의 입장에 대해 "우 의원이 선거를 치르고 개인적으로 해외로 휴가를 갔다. 기사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메시지를 남겨놓긴 했는데 오는 23일 돌아온다"고 전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국빈방문을 앞둔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러시아 국영 통신·방송 등과의 합동인터뷰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때) 아주 젊은 나이인데도 상당히 솔직담백하고, 침착한 면모를 보였다"며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주 예의 바른 그런 모습도 보여줬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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