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親朴 분쟁, 비극적 도돌이표…제가 탈당 결심한 결정적 이유"

20대 국회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
20대 국회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

자유한국당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서청원 국회의원(경기 화성시갑·8선)이 20일 6·13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린다"며 탈당 선언했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탈당 결행 시 한국당 의석수는 기존 113석에서 112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앞서 그는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당시 당 최고위원으로서, '김무성 대표 옥새 파동'까지 초래한 공천 갈등의 당사자로 정치적 책임론이 불거져 왔다. 같은해 말부터 시작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확산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보인 '무기력한' 대응으로, 지난해 '인명진 비대위'에 이어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도 친박계 맏형으로서 탈당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서 의원은 오히려 당 지도부를 공격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는 등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지방선거 참패 이후 인적청산론과 계파갈등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자, 탈당을 선택해 '진흙탕 싸움'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은 "당이 위기다. 언제 위기가 아니었나 싶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국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 당은 해체의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정당이 다시 태어나 튼튼하게 국가를 지키는 것이 정치복원의 첫 걸음"이라며 "정치가 실종된 빈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잡고 독주가 횡행한다. 저를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다. 특히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면서 사과했다.

서 의원은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져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며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 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나. 역사는 그렇게 기술될 것"이라며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서 의원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1년 당시, 민한당 후보로 나서서 제11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주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치적 진로를 함께하는 상도동계에 몸담았고 1990년 민자당을 출현시킨 '3당 합당' 이후로는 지금의 한국당 계열 정당인으로 활동한 8선 의원이자 친박 맏형이며 현 20대 국회 최다선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