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조선반도 비핵화' 지지"도…김정은 "공산당·노동당 사이 전략적 협조·단결 결심"
김정은 방중 과정서 정치국 상무위원 영접에 실황보도까지 '이례적 환대' 연속
美국무부, 北과 소통한다면서도 "면밀히 주시…北 6.12 회담 약속들 이행하길"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까지 1박2일로 세번째 중국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전날(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번째 북중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이날 국빈 숙소인 조어대(釣魚台)에서 회견과 오찬까지 함께 했다.

이 기간 동안 시 주석은 '김일성 유훈'으로 알려진 '조선반도 비핵화' 결심에 지지를 표명했으며, 북중 양측은 "한가족처럼 친밀하고 우호적"이라고 과시하는 한편 대미(對美) 협상에 관한 "공통된 인식"을 이뤘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방중 둘째날인 이날 시 주석과 부부동반으로 회견 및 오찬에 함께 자리했다. 지난 3월 김정은-리설주 내외가 첫 방중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와 같은 각별한 의전이다.

김정은은 이날 "중국 동지들과 함께 전력을 다해 북중 관계를 새로운 고도로 끌어올리고 세계와 지역 평화 안정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100일내 3차례 방중해 나와 회담을 가지면서 양측이 중북 고위층 왕래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며 "중북이 이룬 중요한 '공동인식'이 점진적으로 실현되고, 중북 우호협력관계가 새로운 생기와 활력을 발산하고, 한반도 문제 완화를 위한 대화 모멘텀이 공고해지고, 북한이 새로운 전략노선으로 사회주의사업에 새로운 장정을 내디딘 것을 기쁜게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과 상호 배우고 단결 협력해 양국 사회주의 사업에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시 주석이 '중국과 북한의 공동인식이 점진적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한 건 자국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해온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미북 평화협정 협상)이 성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이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안내로 중관춘에 있는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 과기혁신원,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중심 등을 참관한 뒤 오후 4시50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 공항으로 향했다. 전용기인 '참매 1호'에 탑승하고 오후 5시께 이륙했다.

앞서 김정은은 방중 첫날인 19일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과 회담에서 시 주석과 회동한 뒤 만찬 공연관람 시간을 가졌다.

김정은이 1차 북중정상회담을 위해 특별열차편으로 중국을 찾았을 때 기차역에서 영접한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번 3차 방중에는 직접 공항 영접을 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1·2차 북중정상회담을 위한 방중과는 달리 베이징 도착 당일 관영 중국중앙(CC)TV가 김정은의 공식방문을 발표했고, 중국 외교부까지 확인해 주면서 유례없는 '실황 보도'가 이뤄지기도 했다.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등은 전날 회담 당시 김정은과 시 주석이 나눈 대화를 보도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20일자 1면.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20일자 1면.

회담에는 북측에서 김정은과 함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리수용과 김영철, 그리고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했다. 

중앙통신은 회담에서 미북정상회담의 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 상호 입장 등이 논의됐으며 "'조선반도 비핵화' 해결 전망을 비롯한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일련의 문제들에 관해 유익한 의견교환이 진행됐고 논의된 문제들에서 '공통된 인식'을 이룩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김정은에게 "조미수뇌상봉(미북정상회담)과 회담을 성공적으로 주도해 조선반도 정세를 대화와 협상의 궤도, 평화와 안정의 궤도에 올려세운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진심으로 되는 축하를 드렸다"고 통신은 밝혔다.

또한 시 주석은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북측의 입장과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자기의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정은 쪽에서는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의 성과적 개최를 위해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지지와 훌륭한 방조를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셨다"고 통신은 밝혔다.

아울러 김정은은 "두 당 사이의 전략적인 협동이 강화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욱 두터워지고 있는 현실을 대단히 만족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면서 북중간 친선, 협조, 단결을 발전시켜나갈 결심을 피력했다고 한다.

중앙통신은 "3개월 안팎의 짧은 기간에 세 번째로 이루어진 두 나라 최고령도자들의 역사적 상봉은 혈연적 유대로 연결된 두 나라의 형제적 친선의 정을 다시금 과시하는 감동적 화폭으로 펼쳐졌다"고 자평했다.

회담 후에는 연회가 이어졌다. 1차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참석한 가운데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리수용, 김영철, 박태성, 리용호, 노광철 등이 초대됐다. 

시 주석은 김정은과 함께 미북정상회담 기록 영상을 시청한 후 축하연설에서 김정은 방중에 대해 "중조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강화를 중시하고 전통적 친선을 발전시켜나가려는 위원장 동지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었다"며 "두 당 두 나라 관계의 불패성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답례연설에서 "조중 친선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승화발전시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조선반도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적 여정에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이며, 진정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 측에서는 이번 북중정상회담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미 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북한 정부와 의사소통을 계속 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주 미북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을 이행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관영 매체가 '단계적인 비핵화를 하겠다'고 보도한 게 의견차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미북 양측이 비핵화에 대해 비슷한 이해(similar understanding)를 갖고 있다"고만 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재차 방북해 김정은이나 북측 실무진들과 논의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따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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